이-팔 전쟁 확전 위험… 美국무 “이라크·레바논 떠나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더 큰 지역 분쟁으로 확전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주둔 미군을 겨냥한 공격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레바논에 이어 이라크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격상하고, 전 세계 미국인들을 향해서도 테러 위험을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22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잠재적 (전쟁) 확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실제로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우리 군대와 지역 전체 국민에 대한 공격이 상당히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군대가 올바른 위치에 있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9일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3기와 드론을 발사하는 등 확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국방부는 미군이나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오스틴 장관은 후티 반군 공격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 이지스 구축함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해당 군함은 방어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추가 자산 배치에 대해 “갈등을 확대하려는 자들에게 보내는 또 다른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어떤 집단이나 국가가 이 갈등을 확대하고, 매우 불행한 상황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조언은 그러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유지하며 주저하지 않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하마스 제거를 위한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오스틴 장관은 “시가전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것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며 “하마스가 대규모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오랜 시간 전투를 준비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에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급조폭발장치(IED·사제폭탄)나 부비트랩, 매우 치열한 활동 등이 특징인 전투를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군대나 직원을 겨냥한 이란 대리인 공격에 의한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국민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필요한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우리는 제2, 제3의 전선으로 확전을 원하지 않으며, 교전 상태에 들어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며 “헤즈볼라와 이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 확전 자제를 촉구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왜 임시 휴전을 제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그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분명히 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현 상태를 동결하면 똑같은 일이 미래에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어떤 나라도 그 같은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군사목표를 지지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가자를 통치하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은 가자를 스스로 통치할 의향도 전혀 없다”며 “그들은 어떤 조건도 없이 수십 년 전에 가자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은 끔찍한 테러 공격을 당한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으며, 그런 차원에서 하마스가 이 같은 공격을 자행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통치로 돌아가지도 않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과 아르빌 주재 미국 영사관에 근무 중인 비필수 직원과 가족들에게 이라크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국무부는 “이라크 거주 미국 시민은 폭력과 납치 가능성을 포함한 높은 보안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반미 민병대가 이라크 전역의 미국 시민과 글로벌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여행금지 지역인 레바논 거주 미국 시민들에게도 이날 “상업적 옵션이 남아 있는 동안 레바논을 떠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국무부는 이와 별도로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시민에 대한 테러 공격이나 폭력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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