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전세사기 당할라’...공포에 청년들 찾아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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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고은경씨(33)는 지난 수요일 퇴근 후에 구청을 서둘러 찾았다.
관공서가 문을 닫은 저녁 7시 고씨가 노원구청을 찾은 데는 이유가 있다.
박 대표는 "등기부등본에 가처분, 가등기 등의 사항이 있으면 처분을 금지하거나 재판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뜻을 모르고 계약을 하게 되면 가등기 이후 이뤄진 권리관계는 모두 무효가 되기 때문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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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청년으로 사는 건 처음이라’ 5주 강좌 열어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고은경씨(33)는 지난 수요일 퇴근 후에 구청을 서둘러 찾았다. 관공서가 문을 닫은 저녁 7시 고씨가 노원구청을 찾은 데는 이유가 있다. 끊이지 않는 전세사기 뉴스에 종종 불안을 느꼈던 그는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길만이 불안감을 떨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결론 내렸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고씨와 함께 강의장을 찾은 약혼자 정지환씨(33)는 “전세계약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주변에서 이런저런 조언도 듣긴 하지만 체계적으로 검증된 내용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강의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전세사기 사건이 임차인들을 여전히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생활에 필수적이면서 통상적인 계약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잇따르자 구청은 강좌 마련에 나섰다.
노원구가 최근 5회 과정으로 마련한 ‘청년으로 사는 건 처음이라’ 강좌도 그런 차원이다. 퇴근하고 따로 시간을 내 공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매주 퇴근 이후 2시간씩 총 10시간 과정으로 마련한 이 강좌는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구청은 지역 청년들의 실생활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주거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 강좌를 마련했다. ‘부동산 관련 문서보는 법’ 강좌가 진행된 지난 18일에는 밤 9시까지 20·30세대 30여명이 강사의 말에 정신을 집중했다.
이 시간에는 부동산 임대차계약 때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축물대장과 부동산등기사항증명서(등기부등본) 보는 방법,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작성 방법 등이 소개됐다.
강사로 나선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공인중개사)는 “사고를 예방하려면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아무리 집 상태가 좋고 만족되더라도 이 두 가지 서류를 꼼꼼히 확인해 문제가 없을 경우에만 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축물대장상 용도와 현황이 맞지 않으면 추후 문제가 터질 수 있으니 대장을 통해 용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기부등본상 갑구의 소유권에 관한 사항과 을구의 근저당 등 소유권 이외의 권리에 관한 사항이 주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대표는 “등기부등본에 가처분, 가등기 등의 사항이 있으면 처분을 금지하거나 재판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뜻을 모르고 계약을 하게 되면 가등기 이후 이뤄진 권리관계는 모두 무효가 되기 때문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책임져 준다는 임대인이나 중개사의 말을 믿지 말고, 반드시 문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이태경씨(23)는 “자취방 전세사기를 당한 친구의 얘기를 듣고,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앞으로 독립하고 사회에 진출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도 이런 교육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원구는 24일에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금융상식’을, 다음 달 1일과 6일에는 전등·스위치 교체 실습, 세면대 수전·배수구 교체 실습 등 가정에서 필수적인 집수리 노하우를 알려준다. 지난 11일에는 시·구 정책 및 공공임대 종류 알기 강좌를 진행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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