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모두 발언’이 뭘까요?
다음 중 ‘모두 발언’이 뜻하는 것은?
㉠모두가 돌아가면서 하는 발언
㉡회의를 할 때 첫머리에 하는 발언
일반적으로 ‘모두’라고 하면 언뜻 전체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일상에서 우리가 ‘모두’라고 했을 때는 전체 또는 ‘빠짐없이 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그런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 발언’이라고 하면 한글만 가지고 봤을 때는 회의 등을 하는 자리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나서서 순서대로 모두가 발언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모두 발언’의 ‘모두’는 한자가 ‘冒頭’로 말이나 글의 첫머리를 뜻하는 말이다. 간혹 논문 등에서 “결론은 모두에서 이미 말한 바와 같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론을 이미 첫머리에서 얘기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모두’가 어려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모두’와 ‘발언’이 합쳐진 ‘모두 발언’은 회의나 연설 등을 할 때 맨 앞에 나서서 하는 사람의 발언을 의미한다.
이렇게 어려운 말은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쓸 필요가 있다. 고유어인 ‘첫머리’가 있으므로 ‘첫머리 발언’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머리 발언’이 더 간결하지 않으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머리’보다 더욱 구체적인 ‘첫머리 발언’이 나아 보인다.
따라서 위 문제의 정답은 ‘㉡회의를 할 때 첫머리에 하는 발언’이다. 줄여서 ‘첫머리 발언’이라고 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알아듣지 못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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