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다음 단계 오고 있다”…가자에 대피 경고 전단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테러리스트 조직’ 동조자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뿌린 전단에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긴급 경고한다. 와디 가자 이북에 머무른다면 당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와디 가자 이남으로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은 누구든 테러리스트 조직의 공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경고를 실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와디 가자는 가자지구 북부를 거쳐 지중해로 이어지는 와디(Wadi, 평소 마른 골짜기이나 큰비가 내리면 강이 되는 지역)이다.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로도 이 경고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성명을 내고 “대피하지 않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 조직의 일원으로 간주할 의사는 없다”며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 와디 가자 이남으로 대피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뿐 아니라 시리아의 2개 공항, 요르단강 서안 지구,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세력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팔레스타인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 라파를 공격했고, 남부 중심 도시 칸유니스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전쟁 다음 단계에서 우리 군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CNN·BBC·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2일 요르단강 서안 지구 북부 도시인 제닌 난민캠프의 이슬람 사원인 알안사르 모스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모스크가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휘 본부로 활용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국제공항과 북부 알레포의 국제공항을 공습해 1명이 숨지고 활주로들이 망가졌다고 시리아 국영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다른 무장 세력이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려고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의 교전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21일 헤즈볼라 거점인 레바논 남부 하니타 집단농장으로 여러 발의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해 헤즈볼라 전투원 6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다면 “상상할 수 없는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방부는 21일 이란과 헤즈볼라 등의 전쟁 개입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시작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나섰다.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연결하는 이집트의 라파 국경 통행로가 열려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21일 20대, 22일 17대 통과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라파 통행로를 거쳐 구호품이 운반된 건 처음이다.
양측 사망자는 22일 6000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4651명이고, 이스라엘인이 1400명에 이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3일 이란을 방문한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에서 러시아가 어떤 논의를 할지 주목된다.
박형수·강태화·이유정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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