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이스라엘戰 격화 가능성 우려...주저 않고 조치할 것"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격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주저하지 않고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잠재적인 갈등 격화 가능성에 우려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역내 미군 및 미국인에 대한 공격의 심각한 격화 가능성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병력 추가 배치는 이번 갈등을 확대하고자 하는 모든 세력에 대한 또 다른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밤 오스틴 장관은 중동 지역 갈등 고조에 대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시작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 방위에 직접적으로 가담할지에 대해선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원칙만 재확인했다.

아울러 지상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시가전은 극도로 어려우며 속도가 매우 느리다"면서 "하마스가 건설한 지하 터널과 그들이 오랜 시간 싸움을 준비했다는 사실 때문에 한층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하마스는 테러 단체이며,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최종적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전투 시에는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해야 하며, 이스라엘 카운터 파트에도 국제법에 따른 민간인 보호를 권고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총 46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1400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를 지키는 이스라엘군과 만나 헤즈볼라가 전쟁에 가담할 경우 "일생의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력한 힘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번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한 것이다. 현재 북부 접경지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산발적 교전이 확인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