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세계 최우수 과학 도시 ‘베이징’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3. 10. 22.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처 인덱스 1위 국가 중국 1위 연구기관 중국과학원
난징대·저장대까지 10위 안에 7곳이 중국 연구기관

세계 최우수 과학 도시가 어디일까요? 베이징입니다. 뉴욕도 아니고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도 아니고 중국 베이징.

네이처 인덱스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전년도 한 해 동안 유력 학술지 140여곳에 발표된 논문을 바탕으로 연구기관 등에 순위를 매긴 건데요. 논문 기여도 등을 고려해 연구 성과를 숫자로 변환한 지표입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히죠. 이 점수를 바탕으로 국가와 도시 점수도 매겨지는데요. 최근 엄청난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매겨진 인덱스에서 중국이 오래도록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을 물리치고 1위에 오른 거죠. 그뿐인가요. 연구기관 1위는 중국과학원입니다. 중국과학원은 2위인 미국 하버드의 두 배 가까운 점수를 받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중국과학원 산하 중국과학기술대(USTC)가 3위, 역시 중국과학원 산하인 중국과학원대(UCAS)가 4위입니다. 하버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 3곳을 제외하면 10위 중 무려 7곳이 중국 대학이나 연구소입니다. 베이징대, 칭화대를 비롯해 난징대, 저장대까지 줄줄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 7개 기관 중 무려 5곳이 위치해 있는 베이징이 세계 최우수 과학 도시로 꼽힌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겠지요.

결국 핵심은 ‘돈’이겠죠. 중국은 지난해 무려 5260억달러를 과학 기술 R&D에 쏟아부었습니다. 내실 면에서는 중국이 훨씬 앞서 있을지도 모릅니다. 네이처가 “미국 논문은 상당수가 뜬구름 잡는 내용인 데 반해, 중국 논문은 현실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고 진단했다니 말이죠. 돈의 힘으로 중국은 외국에 거주하는 과학자를 대거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원책에 힘입어 2021년에만 2600여명이 보따리를 싸서 중국으로 돌아왔다죠. 이들이 반도체, AI, 우주, 양자컴퓨터, 첨단소재 관련 논문을 쏟아내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바닥은 다졌다, 볕드는 반도체’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면서 다시금 중국이 무섭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장 기술 격차가 상당하고 미국이 죽도록 견제하니 중국 반도체가 한국 반도체를 따라잡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예상 시간이 얼마나 줄어들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반면 “한국은 당장 다급한 AI 인재 데려오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데다, 데려온 인재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요즘 AI 인재들의 미국 초봉이 60만~70만달러입니다. 한국에 돌아올 수가 없어요. 기업 직원과 학교 교수를 겸직해 연봉을 맞추고 후학도 길러낼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해요. 말은 가능한데 실제로는 거의 사례가 없습니다. 한국 기업은 보통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이런 입장이기 때문에 겸직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 AI 전문가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A씨 토로가 귓가에 뱅뱅 돕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1호 (2023.10.25~2023.10.3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