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보이스피싱 피해 2278억...환급액은 고작 이것뿐?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10. 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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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피싱 사기 건수 급증
피해 금액 환급은 8분의 1 수준
“범죄 피해자 회복 방안 마련해야”
보이스피싱.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3월 무역 업무를 하는 A기업은 보이스피싱에 호되게 당했다. A기업은 거래처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이 보낸 ‘정상금이 맞지 않으니 확인해달라’는 메시지에 속아 계좌 정보를 제공했다. 이후 보이스피싱범은 피해자의 기업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8억원을 무단 이체했다. 피해자가 농협은행에 뒤늦게 신고했지만 돌려받은 환급금은 1만4000원에 불과했다.

# 지난해 1월 피해자 B씨는 검찰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3억1400만원을 농협은행에서 송금해 피해가 발생했다.

위 사례들처럼 NH농협은행 내 거액 탈취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여간(2018년~2023년 8월) 보이스피싱 피해·환급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아울러 최근 5년간 농협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1만5437건, 2278억1200만원에 달하지만 피해자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환급액은 32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농협은행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 신고액은 연도별로 ▲2018년 375억4600만원 ▲2019년 663억2400만원 ▲2020년 331억3500만원 ▲2021년 335억3300만원 ▲2022년 268억3100만원 ▲2023년 8월 기준 304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여간 농협은행 보이스피싱 현황. (정희용 의원실 제공)
하지만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인지해 농협에 신고 후 돌려받은 환급액은 ▲2018년 76억5700만원 ▲2019년 115억4000만원 ▲2020년 41억9500만원 ▲2021년 41억3300만원 ▲2022년 29억3300만원 ▲2023년 8월 17억4200만원 등 총 322억원에 불과했다.

지역별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경기도가 33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 2286건, 경남 1399건, 경북 938건, 부산시 890건, 전북 890건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대출을 빙자한 사기(50.6%)’와 ‘피싱 사기(49.4%)’로 구분됐다. 피해액은 피싱 사기가 1204억400만원(52.9%)으로 대출 빙자 사기액 1074억800만원보다 소폭 많았다. 지난해 기준 대출 빙자 사기 건수 비율은 감소했지만 피싱 사기 건수 비율은 2018년 28.9%에서 86.6%로 증가했다.

정희용 의원은 “보이스피싱은 서민의 안전한 일상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민생 침해 범죄”라며 “특히 피해자에게 물질적 피해에 더해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주는 만큼 유관기관은 보이스피싱 척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홍보와 전담 직원의 교육·의심 계좌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관련 대책을 강화하고, 범죄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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