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예타 통과… 대구 ‘로봇 수도’로 우뚝
글로벌 로봇 3대 강국 도약 목표로
테스트필드 2028년까지 본격 추진
관련 시스템·실증데이터 등 제공
대구시가 대한민국 로봇 수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핵심 미래신산업 분야인 로봇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가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이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대구의 글로벌 로봇 혁신도시 계획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 맞춰진 것이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글로벌 로봇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2024~2028년 추진되는 사업으로 1997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로봇 제품·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조성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와 평가보고서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구 테크노폴리스 연구용지 16만여㎡에 물류·상업·생활서비스 실증연구동 등 실내외 실증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실환경, 가상환경 실증 인프라를 조성한다. 시는 지난해 예타 통과에 실패한 후 지적받았던 부분들을 보완해 재도전에 성공했다.
대구는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등 제조산업 기반이 뛰어나고 국내 유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로봇협력체계인 글로벌 로봇클러스터의 사무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경북대 등 산학협력 자원이 풍부하다. 현대로보틱스(국내 1위), 야스카와전기(세계 3위) 등 233개 로봇 기업이 입주해 전국 최고 수준의 로봇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5G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센터’ ‘로봇산업 가치사슬 확장 및 상생시스템’ 등 대구만의 차별화된 로봇산업 육성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특히 올해 목표를 향해 숨가쁘게 달렸다. 올해 초 최근 급성장하는 서비스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서비스로봇산업 육성을 공표했다. 2020년부터 추진한 ‘로봇산업 가치사슬 확장 및 상생시스템 구축사업’ 방향을 서비스로봇 완제품 제작·실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후 시는 서비스로봇 완제품 개발·제작 컨소시엄 8곳, 실증사업 대상 1곳, 로봇 벤처스타트업 육성사업 대상 9곳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도 스마트 이송·물류 자율주행로봇(AMR) 플랫폼 구축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지난 7월에는 낙후된 북구 침산공업지역을 로봇 주변부품 생산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스마트로봇 혁신지구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8월에는 미래 로봇 꿈나무들이 직접 제작·프로그래밍한 로봇으로 우열을 가리는 ‘2023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 본선을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해 로봇 도시 이미지를 쌓았다. 자율주행과 도슨트 서비스 시스템을 탑재한 대구미술관 맞춤형 도슨트 로봇체어를 대구미술관에 투입해 실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앵커기업, 지역 협력단체 등 13개 기업·기관이 ‘로봇 혁신성장 협의체’를 구축해 지역 유망 로봇 중소벤처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과 연계해 시민생활에 밀접한 로봇서비스를 발굴할 방침이다. 또 대구가 로봇산업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시 전역에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로봇을 실증·보급할 계획이다.
정민규 대구시 기계로봇과장은 “대구에는 로봇 관련 기업과 기관, 대학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시도 로봇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미 규모를 키운 회사는 물론 로봇분야 스타트업이나 예비 창업자들도 꿈을 키울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산학협력 인프라 풍부… 로봇기업 성장 최적지”
"대구가 로봇기업들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운백(사진)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22일 로봇산업에 대한 대구시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로봇산업의 실증과 연구개발 협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처럼 답했다.
최 실장은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로봇산업의 혁신거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적극적인 로봇산업 육성을 통해 대구가 미국 피츠버그시, 덴마크 오덴세시 같은 글로벌 로봇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중심으로 기업 지원, 유망기업 유치 등이 가능해지고 이는 글로벌 로봇 3대 강국 도약에 대구가 앞장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정부의 확고한 로봇산업 육성 의지가 대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첨단산업육성전략'을 발표하며 로봇을 6대 육성 분야에 포함시켰다.
그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기업과 대학들이 협력하고 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과 로봇 분야의 해외 교류 확대, 네거티브 규제를 통한 제품 혁신 등이 가능한 '글로벌 혁신특구'(공모)까지 유치하면 전국에서 가장 좋은 로봇기업 지원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지역의 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기업의 혁신 활동을 촉진하고 로봇산업의 고도화와 다각화를 이룰 것"이라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매출 증대 등은 물론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연계한 항공물류, 산업철도와 연계한 철도물류로도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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