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바다’에서 뜻밖의 경험… 방문객에 ‘설렘’ 선사

문수정 2023. 10. 2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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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더 매장’ 흥행 비결은
국내 총 5곳… 단독 건물에 카페 꾸려
더북한산점, 주말 방문객 2000명
‘더제주송당파크R점’ 오픈런 행렬
스타벅스 코리아는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입지에 차별화된 콘텐츠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더매장’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밤바다 풍경으로 유명한 전남 여수에 지난 8월 문을 연 ‘더여수돌산DT점’ 밤 풍경.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대기업에서 25년 근무하고 얼마 전 퇴직한 김은수(50·가명)씨의 취미는 ‘카페 탐방’이다. 서울 골목의 작은 카페부터 이름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유명 카페까지 섭렵하고 있다. 대학생 딸과의 공감대도 카페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러다 최근 김씨 탐방 카페 목록에 뜻밖의 이름이 올랐다. 스타벅스 매장 몇 곳이 리스트업됐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가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깬 선택이었다.

김씨는 수도권부터 시도했다. 서울 은평구 ‘스타벅스 더북한산R점’, 경기도 양평군 ‘스타벅스 더양평 DTR점’에 이어 경기도 남양주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을 다녀왔다. 그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균질한 맛, 예상 가능한 인테리어, 일정 수준의 서비스라는 게 있기 때문에 굳이 찾아가 보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일부 스타벅스 매장은 공간이 주는 묘미가 상당했고 만족도 또한 높았다. 20대 딸과도 ‘힙플레이스’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카페 마니아들이나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가게 만드는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가 ‘더(THE)’ 매장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형태의 매장이다. 자연경관을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거나, 도심 속에서 뜻밖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고 ‘스타벅스 더 매장’으로 이름 붙였다.

지난 12일 오픈한 '더제주송당파크R점' 전경.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2020년 처음 오픈한 더양평DTR점과 더북한강R점, 올해 개장한 더북한산점, 더여수돌산DT점, 더제주송당파크R점까지 스타벅스 코리아는 총 다섯 곳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단독 건물에 카페를 꾸려서 공간 경험에 집중도를 높였다.

지난 12일 문을 연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역시나 오픈런 행렬을 만들어 냈다. 매일 아침 카페가 문을 여는 오전 9시 이전부터 100m가 넘는 긴 줄이 매장 앞에 늘어섰다. 오픈 나흘 만에 1만명이 다녀갔다.

약 990㎡(360평) 규모의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제주 동쪽 송당 동화마을에 자리 잡았다. 제주 동부 오름군락의 중심부에 위치해 오름 능선의 선형과 한라산, 돌공원 등 자연친화적 공원을 경험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저브 전용 매장이기도 하다.

더제주송당파크R점에서만 판매하는 ‘제주팔삭 셔벗’(왼쪽), 더북한산점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북한산 레몬 얼그레이 블렌디드’.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더 매장’의 시초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경기도 양평에 생겼다. ‘더양평DTR점’은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인 동시에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리저브(R) 매장을 결합했다. ‘비대면’과 ‘경험 중시’라는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데믹 기간에도 오픈런은 당연지사였고, 지금까지도 수도권에서 가장 인파가 몰리는 카페 중 하나다.

더 매장의 특성은 ‘차별화된 인테리어’에 있다. 특별한 인테리어 자체만으로는 대단히 차별화된 요소가 될 수 없다. 인테리어가 좋은 카페는 널리고 널렸다. 핵심은 ‘어디에서’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선보이느냐에 있었다.

루프탑에서 북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더북한강R점' 모습.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더 매장은 그 지역 특색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자연경관을 인테리어의 주요 요소로 삼은 게 통했다. 북한강 뷰, 북한산 뷰, 여수 밤바다 뷰, 한라산 뷰 라는 간략한 설명은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방문객에게 설렘 포인트를 전달한다. ‘로컬’에 집중한 게 주효했던 셈이다.

21세기에 ‘가고 싶은 곳’이 된다는 건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스타벅스 더 매장은 어느 한구석 포토존 아닌 곳이 없다. 지난 19일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서 만난 휴가 중인 직장인 신지호(29)씨는 “회사가 경기 남부인데 일부러 시간 내서 찾아왔다”며 “비가 오는 데도 사람이 많아서 당황스러웠지만 괜찮은 사진이 나와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전국 단위 힙플레이스인 만큼 방문객 수도 상당하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기준 ‘더 매장’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이다. 서울에 있어서 접근성이 높은 더북한산점은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평일 1500명, 주말 2000명에 이른다.

지난 2월 오픈한 더북한산점은 이달 기준 방문객 수가 오픈 첫 달 대비 20%가량 늘었다. 전남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여수에 문을 연 더여수돌산DT점은 지난달 매출이 8월보다 38%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더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이사는 “스타벅스는 더 매장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새로운 형태의 더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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