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 투수전+용병술+무실책...첫날부터 명품 승부 선보인 '인천 가을 축제'
안희수 2023. 10. 22. 19:30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가 '명품 경기'로 2023시즌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열었다.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준PO 1차전에서 NC가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진출 확률은 87.1%(31회 중 27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4위 NC가 3위 SSG를 상대로 업셋 시리즈를 예고했다.승부는 치열했다. 9회 말 SSG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힐 때까지 긴장감이 넘쳤다.
내용도 좋았다. 일단 선발 대결. 7회까지 투수전으로 흘렀다.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 NC 선발 신민혁이 모두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6회까지 경기 시간은 1시간 35분에 불과했다.
엘리아스는 3회까지 피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민우와 박건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제이슨 마틴과 권희동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후 5회와 6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신민혁도 2회까지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지훈과 김성현에게 연속 안타, 김민식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놓인 1사 2·3루에서는 오태곤과 박성한을 각각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신민혁은 4회도 무사 1·2루에서 한유섬을 우익수 직선타, 하재훈과 최지훈은 각각 우익수 뜬공,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준 5회도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균형은 8회 초 깨졌다. 7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았던 엘리아스는 8회 초 선두 타자 서호철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1사 1루에서 대타 김성욱에게 좌중간 투런홈런을 맞았다.
엘리아스는 이어 상대한 김주원과 손아섭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막았다. 비록 홈런을 내줬지만, 역투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엘리아스를 향해 홈 관중의 박수가 쏟아졌다.1차전에서 엘리아스는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 신민혁은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두 투수가 기록한 볼넷도 신민혁이 내준 1개뿐이었다. 경기 뒤 김원형 SSG 감독, 강인권 NC 감독 모두 선발 투수의 호투를 칭찬했다.
야수진도 선발 투수들의 호투를 지원했다.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단기전은 기본기에서 빈틈이 생기면, 경기 기세 전체가 꺾인다. 이날 두 팀 수비는 견고했다. NC 우익수 박건우는 4회 말 무사 1·2루에서 한유섬의 날카로운 타구, 좌익수 권희동은 5회 2사 1루에서 박성한의 직선타를 잘 잡아냈다. 3루수 서호철도 6회 말, 선두 타자 최정의 강습 타구를 잘 잡아냈다. SSG 1루수 오태곤도 4회 초, 2사 1·2루에서 권희동의 우측 타구를 햇빛을 등진 상태에서 잘 잡아냈다. 1차전에서 실책은 나오지 않았다.
벤치의 지략 대결도 막상막하였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전 키플레이어로 꼽은 오영수의 타석에서 김성욱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경기 뒤 강 감독은 "오영수에게 기대를 했지만, 엘리아스 상대 타격이 좋지 않았다. 김성욱이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 상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대타를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패장 김원형 감독도 0-2로 지고 있던 8회 말 공격에서 추신수와 최재훈을 연속 대타로 투입해 추격 발판을 만들었다. 두 타자는 모두 안타를 쳤고, 이어진 상황에서 박성한의 희생번트와 최정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1점을 추격했다.홈런으로 균형이 깨진 이 경기는 마지막까지 홈런으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SSG는 1-4로 지고 있던 9회 말 공격에서 하재훈이 NC 마무리 투수 이용찬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치며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승부는 역전 없이 끝났지만, 인천에서 열린 축제 첫날은 강렬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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