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10명이 아들 고문…촉법소년이 원통합니다" 父 폭로글
전주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남학생들이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전북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22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주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지난 11일~13일 3일 동안 친구들에게 수시로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 A군을 괴롭힌 학생만 10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 조사결과 가해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교실 옆에 위치한 놀이 매트에서 A군의 양팔과 다리를 잡은 뒤 올라타 강제로 간지러움을 태웠다. 명치를 찍어 누르고 박치기를 하는 등 폭력 행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이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화를 숨겼던 사실도 드러났다.
A군 아버지는 피해 사실을 적은 안내문에서 “가해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학원과 축구 클럽을 다니고 아들은 집에서 나오지도 못한다”며 “(아들이) 가해 학생들과 마주칠까 두려워서 잠도 못 자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안내문은 A군이 다니는 학교 인근 아파트들에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보호자는 현재 가해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사건이 발생하자 학교 측은 즉각 분리 조치했다. 가해 학생들에겐 긴급조치 2호(접촉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학교폭력 전담기구 심의 후 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는 한편, 피해 학생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도 22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학생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전주 모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단체 폭행 살인미수 사건’을 제목으로 한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제보자는 “전주 사람인데 최근 이 사건을 듣게 됐다. 진전이 없을 것 같아 공론화하고 싶어 제보했다”며 피해 학생 아버지 B씨가 작성한 안내문을 공유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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