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사, 신원식 만난 뒤 ‘홍범도 흉상’ 교외 이전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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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 재배치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육사 교내로 이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으나, 현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 방문 이후 흉상의 '교외 이전'으로 급선회한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지난 1월 발족한 육사 '기념물 재배치 TF'는 5월 2일 첫 회의를 열고 홍범도 흉상 교내 이전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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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 재배치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육사 교내로 이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으나, 현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 방문 이후 흉상의 ‘교외 이전’으로 급선회한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특히 ‘육군사관학교장 국회 방문 내역’에 따르면 권영호 육사 교장과 고현석 육군 참모차장, 허태근 국방정책실장은 지난 7월 21일 신원식 당시 의원실의 ‘국정감사 후속조치 설명 요구’를 받고 국회를 찾았다.
권 교장 등이 신 의원을 만난 이후 육사는 홍범도 흉상의 ‘교외 이전’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육사의 홍범도 흉상 교외 이전 결정에 신 장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이 육사로부터 받은 ‘육사 기념물 재배치 태스크포스(TF) 회의 주요 내용’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 1월 발족한 육사 ‘기념물 재배치 TF’는 5월 2일 첫 회의를 열고 홍범도 흉상 교내 이전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회의에는 외부 자문위원 3명(육사 명예교수, A대학 건축학 교수, 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장)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2명은 흉상 위치가 충무관(육사 종합교육관) 앞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육사) 교내 적절한 곳으로 옮기는 게 좋겠다”고 자문했다.
나머지 1명은 “전체적으로 학교의 모든 기념물 등을 구획화(Zoning)·분류화(Grouping)해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TF는 5월 31일 ‘2차 회의’에서는 흉상 교내 이전 논의를 진전시켰다.
이날 회의에서는 교내 이전 방안으로 ‘충무관 앞 호국공원(가칭)으로 확대 개편 방안’이 협의됐다.
또 ‘안중근 장군 동상+흉상 6위(홍범도·김좌진·박승환·이회영·이범석·지청천) 그루핑(Grouping)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7월 4일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육군박물관 실내(3층) 입구 설치 방안 검토’가 이뤄졌다.
육사 충무관 앞에 있는 홍범도 흉상을 육사 내 육군박물관 입구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7월 21일 권영호 육사 교장 등의 신 의원실 방문 이후 TF 논의는 ‘흉상 교외 이전’으로 급선회했다.
8월 2일 열린 TF 회의에서 처음으로 흉상 ‘교외 이전’ 방안 논의가 이뤄졌다. 국민 다수가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독립기념관 등이 후보지로 올랐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육사는 8월 31일 홍범도 흉상은 육사 외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고, 나머지 5위의 흉상은 육사 교정 내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신 장관은 의원 시절이었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육사 내 홍범도 흉상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지난 9월 27일 신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홍범도 흉상 이전과 관련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의원은 “신원식 의원은 과거 전광훈 목사 같은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이 제기하던 홍범도 장군 문제를 국회로 끌고 온 장본인”이라며 “흉상들을 육사 교정 내에서 철거하기로 결정하는 데 신 의원과 국방부 간 모종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국민일보에 “당시 의원 신분으로 국방부·육군·육사에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사안들에 대한 진행상황을 확인했다”며 “육사 내부 기념물의 배치와 이전은 전임 장관 시절에 육사의 자체 판단에 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정우진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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