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H 한·미·일 첫 공중훈련에 투입…"北오판 말라는 공개 경고"
한·미·일 3국이 22일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사상 첫 연합공중훈련을 벌였다. 10월 중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는 등 핵 무력을 공식화한 북한을 향해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일 공중훈련이 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이 중첩되는 구역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전투기 F-15K,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와 전투기 F-16, 일본 항공자위대의 전투기 F-2 등이 참가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국방 분야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3국의 대응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계획됐다.
한·미·일 3국의 공중 전력이 모두 참가한 연합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한·미와 미·일이 각각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해왔다. 군 관계자는 "한·미·일 3국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3국 간 군사 공조를 강화해가기로 했다"며 "이런 정부 차원의 합의에 기반을 두고 다년간의 연간 훈련계획 수립을 추진하는 등 앞으로 한·미·일 3자 간 훈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합공중훈련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착륙한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의 미군 기지 복귀에 맞춰 진행됐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 언제든 B-52H가 출격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앞서 미군 관계자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의 한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B-52H 언론 공개 행사에서 핵 탑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B-52H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리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이 폭격기는 1만5000m 상공에서 마하 0.5~0.7 속도로 6200㎞를 날아가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따라서 B-52H의 등장은 북한을 향해 핵 도발은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가 된다.
B-52H는 앞서 지난 17일에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상공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개막식 축하비행을 마친 직후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한·미 연합으로 공중훈련을 진행했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침공으로 2개의 전장을 동시에 관리하게 된 미국이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공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해군은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괌 근해에서 연합 대(對)잠수함 훈련인 '사일런트 샤크'를 실시했다. '사일런트 샤크' 훈련은 한·미 해군 간 연합 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7년 처음 시행된 이래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 한국 해군은 잠수함 '정지함'(SS-Ⅱ, 1,800t급)과 P-3 해상초계기 2대를, 미국 해군은 잠수함 1척과 항공기 1대를 보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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