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상포진 백신, 나만 비싸게 맞은 이유… 병원별 가격 15배 차이

신은진 기자 2023. 10.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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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백신이라도 백신 공급단가, 예방접종비 등의 차이로 의료기관마다 백신 접종가격이 다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50대 A씨는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한 동료를 보고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결심했다. 그가 찾은 동네 병원에선 대상포진 백신이 40만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또다른 동료는 같은 백신을 17만원에 접종했다고 했다. 같은 백신인데도 왜 이렇게 가격차이가 큰 걸까? 가격차이의 비밀은 의료기관마다 다른 백신 공급단가에 있었다.

◇매년 환자 70만명 발생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수두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피부에 수포와 발진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고령화와 함께 매년 70만명 이상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상포진 관련 환자는 ▲2020년 72만4000명 ▲2021년 72만5000명 ▲2022년 71만2000명 ▲2023년 8월 기준 51만명이 발생했다.

대상포진은 심지어 후유증도 큰 편이라, 많아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 발생률을 낮출 수 있고 걸리더라도 가벼운 통증으로 지나갈 수 있다. 이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한 내국인은 ▲2020년 69만4000명 ▲2021년 48만9000명 ▲53만5000명 등 총 172만명이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아니라 전체 접종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어, 실제 접종자는 172만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여기는 7만원 저기는 40만원… 가격 차 최대 15배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백신은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주' ▲GSK의 '싱그릭스'가 있다. 위의 백신들은 종류에 따른 가격차이도 있지만, 같은 백신이라고 의료기관에 따라 엄청난 가격차이가 난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예방접종료를 보면, 대상포진 백신 가격은 최대 15배 차이가 난다.

2021년 스카이조스터의 예방접종 평균가는 14만6358원으로 가장 저렴했던 곳은 4만원, 최고가는 23만원이었다. 2022년 예방접종비 평균가는 14만5803원으로, 최저 8만원, 최고 30만원이었다. 올해 예방접종 평균가는 14만5976원으로, 최저 8만원, 최고 30만원이었다.

조스타박스도 마찬가지었다. 2021년 조스타박스의 예방접종 평균가는 16만6028원으로 가장 저렴했던 곳은 1만5000원, 가장 비싼 곳은 23만원이었다. 2022년 예방접종 평균가는 16만5471원으로 가장 저렴한 곳은 9만원, 가장 비싼 곳은 40만원이었다. 2023년 예방접종 평균가는 16만5462원으로 최소 7만원에서 최고 40만원이었다.

'싱그릭스’는 심평원의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어 공식적인 금액이 집계되진 않았다. 다만 최신 백신이라 평균 가격이 50만원대이고, 최고가는 60만원대로 알려졌다.

◇도매상 마음대로 정하는 '공급단가' 차이, 환자 부담으로
대상포진 백신 가격이 천차만별인 원인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예방접종비를 정한 영향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의약품 공급단가에 있었다. 의료기관마다 백신을 공급받는 가격 자체가 달랐다.

2021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스카이조스터의 평균 공급단가는 연도별로 7만6606원, 7만7179원, 7만8489원이었다. 그런데 스카이조스터 접종비용이 비싼 곳은 공급가도 34만1000원, 16만1000원, 15만원으로 훨씬 비쌌다.

같은 기간 조스타박스주 평균 공급단가는 연도별로 9만2425원, 9만902원, 9만3250원이었다. 반면, 조스타박스 공급가가 가장 비쌌던 의료기관의 경우, 17만원, 16만원, 18만원에 조스타박스를 받았다.

김영주 의원은 "결국 대상포진 예방접종료가 의료기관마다 천차만별인 이유는 의약품 도매업체들이 제각각으로 공급단가를 정해 의료기관에 납품하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비양심적인 의료기관에서는 값싸게 백신을 공급받고 환자에게는 고액의 예방접종비를 받아 큰 수익을 남기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대한 관계기관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상포진 백신을 저렴하게 하고 싶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활용해보자. 지역별, 의료기관 규모별 비급여 항목 진료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건강e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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