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전체에게 괴롭힘 당했는데 촉법소년이라"…父 울분

전주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에 안내문 부착

전주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학부모가 아들이 동급생에게 집단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촉법소년을 처벌하지 않는 제도에 울분을 토했다.

지난 21일 한 엑스(X·구 트위터)에는 '전주 A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단체 폭행 살인미수 사건'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전주 사람인데 최근 이 사건을 들었다"며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공론화하고 싶다"며 피해 학부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안내문을 공개했다.

이 안내문은 피해자가 다니는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에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는 'A 초등학교 5학년 ○반 집단 따돌림 폭행 살인미수 사건 안내문'이라는 제목으로 아들이 당한 학교폭력을 털어놨다.

작성자가 공개한 안내문에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동안 쉬는 시간마다 반 남학생 전체가 제 아들 하나를 강제로 눕히고, 들어 던지고, 명치를 찍어 누르고, 화장실로 도망간 아이를 자로 문을 열고, 숨고 도망가는 아이를 찾아 끌고 가 목을 조르고, 바지를 잡고 바닥을 끌고 다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의 실내화를 숨기는 등 수업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학부모는 "살인미수", "고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사람 같지도 않은 개XX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학원에 다니고 축구 클럽도 나온다. 우리 아들은 하고 싶은 축구도 못 하고 집에서 나오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과 7일간 분리 조치가 됐지만, 아들은 학교생활에 여전히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학교 안에서 가해자들과 마주칠까 봐 두려워 잠도 못 자고, 걱정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끝으로 "정말 아빠로서 꼭 극단적 행동을 해야 하냐. (가해자들이) 촉법소년이라는 게 너무 원통하다"고 덧붙였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 청소년을 칭한다.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형사 처벌 대신 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법원통계월보 기준으로 전국 법원의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8년 9051건, 2019년 1만22건, 2020년 1만584건, 2021년 1만2502건, 2022년 1만683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