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속 기저귀…무슬림도 품던 그 교회 안타까운 근황

신은정,김동규 2023. 10. 22. 16: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종교와 상관없이 집 잃은 난민을 품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1600년 된 교회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총대주교청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있는 교회 건물을 강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강력한 규탄을 표명한다"며 "이스라엘의 주택가 공습으로 집을 잃은 어린이와 여성 등 무고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하는 피란처와 교회, 기관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울고 있는 모습(왼쪽)과 교회 잔해 속에서 발견된 아기 기저귀. 뉴시스AP, 연합뉴스 EPA

종교와 상관없이 집 잃은 난민을 품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1600년 된 교회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지금까지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목숨을 잃은 이들 중에는 미국인 정치인의 친인척도 포함된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발견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 잔해 속에서 아기 기저귀가 놓여있는 모습.연합뉴스 EPA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저스틴 아마시 전 미국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큰 슬픔을 안고, 제 친척 몇 명이 가자지구의 성포르피리우스교회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마시 전 의원은 “주님, 그들의 영혼에 안식을 주시고 그들의 기억이 영원하기를 빕니다”라는 기도와 함께 “팔레스타인 기독교 공동체는 너무나 많은 것을 견뎌냈다. 우리 가족에게 큰 상처가 됐다. 하나님께서 가자지구의 모든 기독교인과 종교나 신조가 무엇이든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썼다.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폭격당한 성포르피리우스교회는 조건 없이 난민을 품었던 곳이어서 큰 안타까움을 샀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사태 이후 기독교인과 무슬림 등 500여 명이 이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정부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세인트조지정교회는 이 교회의 공간 2곳이 이번 공습으로 폭격당했으며, 어린이와 아기를 포함한 난민이 자던 곳이었다고 19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중동지역 등 핍박받는 정교회 기독교인을 위해 활동하는 세인트조지정교회는 건물 잔해 속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을 우려했다.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울고 있다. 연합뉴스REUTERS
사람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울고 있다. 연합뉴스REUTERS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제리 필레이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신성한 건물에 대한 비양심적인 공격을 규탄하고 세계 공동체에 가자지구의 병원, 학교, 예배당을 포함한 피난처 보호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이스라일 공습으로 파괴된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에서 장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REUTERS

예루살렘 정교회 총대주교청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을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총대주교청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있는 교회 건물을 강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강력한 규탄을 표명한다”며 “이스라엘의 주택가 공습으로 집을 잃은 어린이와 여성 등 무고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하는 피란처와 교회, 기관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대주교청은 전쟁과 평화의 시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기 위해 기독교적 가치에 뿌리를 둔 종교·인도적 의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의 모습. 연합뉴스 AFP

성포르피리우스교회는 425년경에 봉헌돼 가자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교회로 추정된다. 현재의 교회는 1150년대 십자군 전쟁 중 새로 건설됐으며 1856년 복원을 거쳐 오랫동안 보존돼왔다. 교회는 오랜 역사와 지속적인 변화 속에서도 갈등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가자지구에서 화합과 회복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져 내린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의 모습. 사람들이 붕괴된 교회 별관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AFP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져 내린 그리스정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의 모습. 사람들이 붕괴된 교회 별관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AFP

신은정 김동규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