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6살 현대차 울산공장…다차종, 전기차 기지로 변신 중
지난 19일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의장(어셈블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요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는 현장이다. 작업자들은 도어를 떼어낸 아반떼 차체에 일일이 부품을 끼워 넣고 있었다.
현대차 측은 이에 대해 “차량의 문을 떼는 것으로 의장이 시작해, 필요한 부품을 다 채워 넣은 뒤 문을 다시 달면 작업이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2만여 종에 이르는 부품을 차체 내에 장착하는 의장 라인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만큼 공정의 90%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대신 좌석 시트와 유리, 스페어타이어 장착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 옮기는 일은 로봇이 맡는다. 작업자 옆에는 각종 부품과 작업 도구 등이 담긴 무인운반차량(AGV)이 눈에 띄었다. AGV는 공장 바닥에 매설된 마그네틱 라인을 따라 옵션에 맞춘 부품과 작업 도구를 제공한다. 차량별 의장 작업이 마무리할 때쯤이면 AGV에 담긴 부품도 소진된다.
자동차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
차량 앞 유리에 붙은 작업 안내서에는 해당 차가 내수용인지 수출용인지, 옵션은 어떤 것인지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작업자들은 2시간에 10분씩 휴식을 한다. 휴식 후엔 다른 업무에 투입된다. 피로와 근골격 질환 예방을 위해서다.
이날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이 핵심 생산 거점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울산공장 면적은 약 500만㎡(약 151만 평)로 서울 여의도의 3분의 2에 이른다. 생산 대수는 연 140만 대로 단일 자동차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울산공장 내 5개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6000대, 총 17개 차종이 생산된다. 1공장에선 아이오닉5 등 전기차가, 2공장은 싼타페·GV7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4공장은 팰리세이드 같은 대형 차종이 각각 생산된다. 5공장은 수소차 넥쏘, G90 등의 생산을 맡고 있다.
한 생산라인에서 최대 10개 차종 생산
이날 언론에 공개된 3공장은 울산공장 내 5개 공장 중 가장 많은 한해 36만7000대를 생산한다. 3공장은 31라인과 32라인으로 나뉘어 아반떼와 베뉴, 코나, i30 같은 소형 차종을 제작한다. 이곳에선 지난해부터 한 라인에서 최대 10개 차종을 생산하는 ‘다차종 시스템’을 시범 적용 중이다. 그만큼 빠르게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3공장은 울산공장 내에서 최초로 자동화 생산 체제를 갖췄다. 31라인의 4개 컨베이어 벨트와 32라인의 3개 컨베이어 벨트의 총연장은 각각 1434m, 738m다. 공정 수도 각각 185개, 109개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인 만큼 규모도 엄청나다. 공장 내부 곳곳에 세워진 버스 정류장에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퇴근 중인 직원들로 붐볐다. 3만2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위해 공장 내에는 버스 정류장 44곳이 설치돼 있다. 운행 중인 구내 버스는 21대다. 울산공장은 총 26개의 식당을 갖추고 있다.
생산 경쟁력뿐 아니라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자기 완결성’은 울산공장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다. 울산공장은 5만t급 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수출 전용부두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별도의 이동 과정 없이 한해 110만 대 이상의 차량을 200여 개국에 곧바로 수출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물류 대란 속에서도 현대차가 꾸준히 수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다.
이날도 약 830m 길이의 부두 앞에는 4000대가 넘는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 운반선 내부는 아파트와 비슷하다. 차들은 운반선 내 12~15층으로 층층이 선적돼 목적지로 향하게 된다.
올해 50대 중반…전기차 기지로 변신 중
1967년 설립해 올해로 56살이 된 울산공장은 다시 한번 변신 중이다. 현대차는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 7만1000평 부지에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지난 1996년 아산공장 가동 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 측은 “전기차 전용 공장이 가동되면, 울산 공장은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시스템 등 갖춘 국내 미래 자동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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