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통 성김 은퇴 수순…北 업무에 한국계 여성 전진배치하나
대북 비핵화 협상의 산 증인으로 평가되는 성 김(63) 미 대북특별대표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은퇴 수순을 밟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카멀리 시린 라크디르 전 말레이시아 대사를 지명하면서다. 라크디르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거쳐 공식 취임하면 김 대표는 주인도네시아 대사직과 함께 대북특별대표직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과장→6자회담→주한대사 거친 북핵통
김 대표는 2006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시작으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오바마 행정부에선 2008년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고, 같은해 6월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파 현장에도 미국 대표로 참석했다. 2011년 11월엔 한국계 인사 중 최초로 주한미국대사에 임명됐다. 주한미국대사 임기 이후엔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를 맡았다.
인니 대사 끝으로 은퇴 가능성
김 대표와 인연이 깊은 외교 소식통은 “20년 가까이 북핵 업무를 맡아온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을 뿐 아니라 주인도네시아 대사와 대북특별대표를 동시에 수행하는 업무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달려왔던 그로서는 대화나 협상에 복귀하지 않은 채 핵·미사일 기술에 집착하는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보며 많은 회한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북핵·인권 정책 전면에 한국계 외교관
김 대표 후임으로 박 부차관보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다면 한국계 여성 외교관이 한·미 양국이 집중하는 핵심 대북 이슈인 비핵화·인권 분야 전면에 배치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인권 분야의 경우 지난 13일 한국계인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공식 취임했다. 북한인권특사는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 수립 및 집행을 도맡는 대사급 자리로 2017년 1월 당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퇴임 이후 약 7년간 공석 상태였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이뤄지는 한반도 라인 세대 교체의 측면에서도 박 부차관보가 대북특별대표 자리에 앉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대표적 한국통인 에드가드 케이건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 국장을 주말레이시아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이자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 6월 은퇴했다. 다만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탓에 국무부 부장관은 아직 공석이다. 셔먼 부장관의 후임으로는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 보도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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