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에 반수생 9만명 역대 최고…"내년에 더 늘 것"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재수종합학원가 일대에 학생 모집 전단지가 붙어 있다. 뉴스1

올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반수생'이 역대 최고치인 9만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수능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모의고사 접수 통계를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최고치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수생 수는 올해 6월 모의평가와 수능 접수 인원의 차이로 추정했다.

대부분 대학은 1학년 1학기는 휴학이 불가능하고 2학기부터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반수생은 6월 모의평가는 응시하지 않고 2학기에 휴학한 뒤 반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재수생들은 재수학원 등에 소속돼 있어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재수생 등 졸업생(검정고시 포함) 응시자는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8만8300명이었는데, 수능에선 17만7942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졸업생 및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 수능(37.3%) 이후 28년만에 최고치다.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늘어난 수능 응시자 대부분이 반수생이라고 추정하면, 이번 대입 재수생 중 반수생 비율은 절반에 달할 수 있다. 종로학원 추정에 따르면 반수생 수는 2014학년도 6만8283명, 2019학년도 7만850명, 2023학년도 8만1116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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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사라지자 “반수생 유리”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9월 6일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올해 반수생을 포함한 N수생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의대 열풍’이 꼽힌다. 올해 수능에서 응시생 중 절반에 가까운 47.8%가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과학탐구를 선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과 재수생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이 수능에서 사라진 영향도 있다. 앞서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 출제 배제 방침을 밝히자 상위권 학생들에겐 수능이 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선 “작년에 한두 문제 차이로 미끄러졌다면 올해 반수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달라진 출제방향이 적용된 9월 모의평가에선 수학 만점자가 2520명으로 6월 모의평가(648명) 대비 급증했다. 6월과 9월 시험 결과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상위권 반수생이 9월 모의평가에 많이 응시한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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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 자퇴생, 10만명 넘을수도

반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대학에서 중도 이탈하는 학생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중도 이탈 학생 수는 9만7177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이중 자연계열이 4만648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문계열 3만8986명, 예체능 1만1702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권이 1만7117명, 경인권이 1만2007명, 그 외 지역이 6만8053명이었다. 수도권 대학의 자연계열이 반수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입시업계에선 최상위권 대학에서 의대 등 의약학 계열로,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상위권 대학 일반 학과로의 이탈이 많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반수생 증가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중도이탈 학생은 10만명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될 경우, 내년에는 반수·편입 등 이탈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