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울리고 양의지 배트까지 챙긴 김형준..."왜 이렇게 잘 치냐고 하시더라" [준PO1]

김지수 기자 2023. 10. 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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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NC 다이노스 안방마님 김형준이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선물해 준 방망이를 들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린다.

김형준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7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한다.

NC는 이날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2루수)-김형준(포수)-오영수(1루수)-김주원(유격수)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들고나왔다.

김형준은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NC의 14-9 승리를 견인했다.

타격에서는 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NC가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4회말 두산 선발 곽빈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가을야구 마수걸이 안타를 홈런포로 장식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김형준의 활약은 계속됐다. NC가 11-6으로 앞선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쳐내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NC는 김형준의 홈런 2방에 힘입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차전에서 끝내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김형준의 불방망이에 두산 포수 양의지도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양의지는 지난해까지 NC에서 뛰면서 김형준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양의지는 2022 시즌 종료 후 두산으로 FA 이적하면서 김형준과 동행은 멈춰섰지만 후배의 급성장이 내심 흐뭇한 듯 가을야구 패배로 가슴 아픈 상황에서도 김형준에 선물까지 전해주고 갔다.

김형준은 "양의지 선배님께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끝난 뒤 내게 '왜 이렇게 잘 치냐?'고 농담을 하셨다"며 "제가 마지막 타석 때 배트 한 자루만 달라고 부탁했는데 게임이 끝나고 흔쾌히 주고 가셨다"고 말했다.

또 "오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양의지 선배님께 받은 배트를 들고 경기에 나선다"며 "선배님과 NC에서 같이 뛸 때 선배님 방망이로 몇 번 쳐봤는데 좋더라. 올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시즌 막판까지 타격감이 조금 좋지 않아서 잠실 원정 때 양의지 선배님의 배트를 받아 사용 중이었는데 두산이 올 시즌이 다 끝난 만큼 더 달라고 말씀 드려서 얻어왔다"고 웃었다.

김형준은 양의지와 함께했던 기간 동안 전수 받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한뼘 더 성장했다. 김형준도 "타격은 물론 포수로서 게임 운영까지 양의지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김형준은 2018년 프로 입단 후 가장 정신 없고 바쁜 10월을 보내는 중이다. 이달 초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고 소속팀 복귀 후에는 순위 싸움을 거쳐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김형준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대는 큰 경험과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김형준 스스로 "아시안게임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게감이 무거웠다. 책임감도 상상 이상으로 느껴서 정말 좋았다"며 "아시안게임을 다녀와서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관문을 넘어선 NC와 김형준의 시선은 이제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SSG를 꺾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정규리그 2위 KT 위즈를 만날 수 있다. 

김형준은 올해 SSG전에서 3타수 2안타 2홈런으로 좋은 기억이 있다. 특히 SSG의 홈 구장 랜더스필드에서 지난 8월 24일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서 짜릿한 손맛을 두 차례나 봤다.

김형준은 "랜더스필드에서 좋은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2개월 전이고 오늘은 오늘이니까 지나간 건 잊고 집중하려고 한다"며 "SSG를 상대로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 우리가 NC 만의 게임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똑같이 시즌 때처럼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SSG 유격수 박성한, 중견수 최지훈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성한은 2번타자, 최지훈은 7번타자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출전한다.

김형준은 "최지훈, 박성한 형 모두 발도 빠르고 컨택도 좋다.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게 장점이다"라며 "두 형들을 잘 잡아내기 위해 머리를 잘 굴려야 할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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