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아주면 평생 잘할게"…중년 남성들 등친 20대 女

男 3명에 거짓 결혼 약속해
춘천지법, 징역 1년 선고

중년 이혼남녀 만남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알게 된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결혼을 할 것처럼 속인 뒤 약 1억5000만원을 뜯어낸 2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27·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4월 강원 춘천시의 한 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피해자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2021년 5~11월 B씨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것처럼 속여 84차례에 걸쳐 98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에게 "너와 함께 경산에 내려가 살면서 네가 운영하는 치킨집 일을 돕고 싶은데 2000만원 정도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서 당장 춘천을 떠나기 힘들다. 네가 빚을 갚는 걸 도와주면 네 고향으로 내려가서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열심히 일해 빚도 갚겠다"는 등의 말로 B씨를 속였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으며 B씨로부터 받은 돈을 대부분 개인 채무 변제와 생활비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A씨에게는 별다른 재산도 없었던 데다 고정적인 수입까지 없어 빌린 돈을 변제할 능력조차 없었다.

A씨는 또 2021년 11월 중년 이혼남녀 만남 애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C씨에게도 결혼을 약속해 돈을 뜯어냈다. 그는 C씨에게 "친구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갚아야 하니 200만원만 빌려달라", "개인회생을 하고 직장을 구해 바로 돈을 갚겠다", "돈을 빌려주면 평생 옆에서 잘하겠다"고 말해 107회에 걸쳐 약 47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 밖에도 A씨는 같은 앱에서 만난 또 다른 중년 남성 D씨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37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액수가 적지 않음에도 B씨의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B씨에게 2000만원을 공탁한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금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