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고 꼬집고…라모스다운 친정팀 맞이, 마지막엔 ‘포옹’
스페인의 ‘전설’ 세르히오 라모스(37·세비야)가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와 마주했다. 그는 경기 중 거친 몸싸움으로 레알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하더니, 볼을 꼬집는 등 ‘라모스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22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세비야와 레알의 2023~24시즌 라리가 10라운드가 열렸다. 이날 관심사는 스페인과 레알의 레전드 라모스의 ‘친정팀 맞이’였다.
세비야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라모스는 지난 2005년 8월 레알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누렸다. 레알에서만 공식전 671경기 출전했고, 무려 101골을 넣었다. 그는 이 기간 리그 5회·국왕컵 2회·슈퍼컵 4회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회 우승을 이루며 명실상부 레알의 레전드로 활약했다.
라모스는 2021~22시즌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유니폼을 입었다. 프랑스 무대에서 2시즌 활약한 뒤 다시 ‘고향 팀’ 세비야로 돌아왔다. 만 37세의 노장이지만, 이날 전까지 리그 2경기와 UCL 2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라모스는 친정팀 레알과 마주해 이름값다운 활약을 펼쳤다. 전반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레알 선수들과의 경합에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전반 34분에는 다비드 알라바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전반 막바지에 나왔다. 전반 41분 세비야의 코너킥 공격이 무산된 이후, 라모스가 안토니오 뤼디거와 신경전을 벌였다. 이때 라모스가 두 손으로 뤼디거의 볼을 꼬집으며 도발하기도 했다. 이에 뤼디거가 웃으며 응수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라모스의 활약은 인상 깊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라모스는 이날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95%(62/65)·긴 패스 7회 성공·차단 3회·걷어내기 5회·가로채기 1회·리커버리 7회·볼 경합 승리 5회 등 기록지를 꽉 채웠다.
이날 경기는 세비야가 후반 29분 알라바의 자책골로 앞섰으나, 4분 뒤 다니 카르바할에게 헤더를 허용하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두 팀은 마지막까지 공격을 시도했으나, 끝내 결승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라모스는 뤼디거와 포옹을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전 동료들과 길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같은 날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에 따르면 라모스는 이날 ‘절친’인 루카 모드리치와 라커룸에서 45분 넘게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경기 중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비야 관중석에서 한 팬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두 팔로 원숭이 흉내를 낸 것이다. 경기 뒤 세비야는 성명서를 통해 “관중석에서 팬들의 외국인 선수 혐오와 인종차별적 행위를 확인한 뒤 경기장에서 추방했다. 즉시 당국에 신고했다”라면서 “구단은 혐오적인 모든 행동에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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