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퇴장 유도+결승 골 도움 맹활약…“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었다” 호평

김우중 2023. 10. 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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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울버햄프턴의 경기. 선발 출전한 황희찬. 사진=울버햄프턴 SNS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황희찬이 상대 퇴장을 유도한 데 이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승점 3을 수확했다. 현지 매체는 황희찬을 향해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울버햄프턴은 2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본머스와의 2023~24 EPL 9라운드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울버햄프턴은 이날 승리로 리그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기록했고, 3승(2무4패·승점 11)째를 올리며 리그 12위에 안착했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초반 ‘에이스’ 페드로 네투의 드리블을 앞세워 본머스를 압박했다. 네투는 상대 수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결정적인 기회는 5분 만에 나왔다. 네투가 오른쪽에서 수비 두 명을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이는 골대 구석을 맞고 나왔다. 이를 마테우스 쿠냐의 슈팅과, 황희찬의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망을 흔들진 못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건 홈팀 본머스였다. 전반 17분 필립 빌링의 크로스를, 도미닉 솔란케가 오른발 힐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조세 사조차 반응하기 힘든 슈팅 타이밍이었다. 울버햄프턴은 여전히 네투의 공격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는데, 유효슈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전반전 종료 시점 울버햄프턴의 전체 슈팅 6개 중, 단 1개 만이 골문으로 향했다.

지난 21일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울버햄프턴의 경기. 후반 시작과 함께 쿠냐의 동점 골이 터진 뒤 울버햄프턴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울버햄프턴 SNS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도 네투의 발끝이 빛났다.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시작한 그는 침투하는 쿠냐에게 패스를 건넸다. 쿠냐는 그대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해 본머스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황희찬이 ‘더미 런’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이후 황희찬이 이날 경기 가장 큰 변수를 만들었다. 황희찬은 후반 7분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루이스 쿡에게 거친 태클을 당해 쓰러졌다. 격분한 그는 쿡과 충돌했다. 그런데 쿡이 머리로 황희찬의 얼굴을 가격했다. 황희찬은 곧바로 쓰러졌고, 양 팀 선수단이 모여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이를 지켜본 주심은 쿡에게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냈다. 울버햄프턴이 수적 우위를 점한 순간이었다. 거친 반응을 보인 황희찬도 옐로카드를 받았다. 

울버햄프턴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본머스를 압박했지만, 좀처럼 역전 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9분 쿠냐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네투가 쳐냈고, 이를 황희찬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빗맞아 골대 위로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21일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울버햄프턴의 경기. 후반전 중 루이스 쿡이 황희찬을 머리로 가격했다. 쿡은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1일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울버햄프턴의 경기. 후반전 중 루이스 쿡이 황희찬을 머리로 가격했다. 쿡은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황희찬은 끝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43분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사샤 칼라이지치에게 깔끔한 스루패스를 건넸다. 칼라이지치는 오른발 슈팅으로 굴망을 흔드는 역전 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 2명이 앞에 있음에도, 황희찬의 절묘한 패스가 눈에 띈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추가시간 막바지에도 드리블로 공을 지키며 팀의 리드를 잃지 않았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과 소파스코어는 황희찬에게 평점 8.4, 7.4를 줬다.

두 매체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날 90분 그라운드를 누비며 드리블 3회·키 패스(슈팅으로 이어진 패스) 3회·태클 1회·걷어내기 1회·가로채기 1회·리커버리 5회·지상 볼 경합 성공 6회·피파울 2회·1 어시스트 등 기록지를 꽉채운 활약을 펼쳤다.

지역 매체 버밍엄 메일은 네투, 황희찬, 칼라이지치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7점을 부여했다. 특히 매체는 황희찬을 향해 “쿡의 퇴장을 이끌었고, 칼라이지치의 결승 골을 만들어 내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로 올 시즌 EPL에서만 9경기 5골 1도움이라는 호성적을 이어갔다. 울버햄프턴의 다음 일정은 오는 29일 열리는 뉴캐슬과의 EPL 10라운드 홈경기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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