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미쳤다! 패스+롱패스+공중볼 전부 100%…뮌헨, 마인츠 원정 3-1 완승+8연속 무패 [분데스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무패 행진에 힘을 보탰다.
특히 패스성공율 100% 기록하며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수비수까지 품었던 자신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2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마인츠를 3-1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선두를 유지한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22), 이번 시즌 깜짝 상승세를 펼치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승점 21)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뮌헨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승점 20을 기록했으나 득실차에서 뒤져 4위가 됐다.
이어 뮌헨을 지난 8월 슈퍼컵에서 3-0으로 완파하고 지난달 분데스리가에서도 난타전 끝에 2-2로 비긴 라이프치히가 승점 17로 5위다. 호펜하임(승점 15),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프라이부르크(이상 승점 13)이 각각 6위와 7위, 8위에 자리잡았다.
이재성 소속팀인 마인츠는 예상밖 부진에 빠져 있다. 올시즌 승리 없이 2승6패(승점 2)에 그치면서 18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일찌감치 강등권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날 경기는 뮌헨 수비수 김민재와 마인츠 미드필더인 이재성, 둘이 맞붙는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날아가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에서 원정팀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스키장 사고에서 거의 돌아와 실전 복귀를 앞뒀으나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스벤 울라이히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백4는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마테이스 더리흐트, 콘라트 라이머가 구성했다. 3선은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지켰다. 2선엔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자네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 자리엔 해리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홈팀 마인츠는 3-4-2-1로 맞섰다. 로빈 첸트너가 문지시로 나선 가운데 에디밀송 페르난드스, 슈테판 벨, 세프 판덴베르흐가 백3를 형성했다. 중원엔 앙토니 카치, 레안드루 바헤이루, 도미니크 코어, 대니 다코스타가 배치됐다. 2선엔 이재성과 브라얀 그루다가 출격했다. 최전방엔 지난 시즌 겨울에 조규성 대신 영입된 프랑스 공격수 뤼도비크 아조르크가 나섰다.
경기를 앞두고 뮌헨은 노이어가 약 11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여전히 회복 시간이 필요해 그의 복귀전을 뒤로 늦췄다. 독일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다녀온 노이어는 이후 알프스에서 휴가 중 스키를 타다 다리가 골절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2022/23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뮌헨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노이어는 거의 1년 가까운 재활을 마친 뒤 최근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복귀, 구단 의료진과 팀 닥터로부터 실전 출격 허가를 받았으나 경기를 앞두고 투헬 감독은 "노이어는 팀과 함께하는 훈련을 몇 번 더 할 가능성이 높다. 너무 조급해 하거나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복귀를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실제로 투헬 감독은 울라이히를 택했다.
김민재와 이재성의 동시 선발 출격으로 분데스리가 첫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민재 입장에선 유럽에서 처음 치르는 코리안 더비다. 김민재는 지난 17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치른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도 기대된다. 처음으로 하는 코리안 더비라 잘 해서 꼭 이기고 싶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둘 중 시선이 더 쏠리는 이는 단연 김민재다. 이달 초 독일 축구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으나 김민재는 보란 듯이 맹활약하면서 자신의 건재를 실력으로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독일(당시 서독)이 우승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리베로' 마테우스는 지난 1일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근접한 기량은 아니다"며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에서 받은 업적을 고려하면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에 아직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같은 날 뮌헨은 라이프치히와 2-2로 비겼는데 당시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등 센터백 선수들을 향해 "왜 (상대 공격수와)1대1을 하려고 들까"라며 불만도 내비쳤다.
마테우스도 이런 점과 함께 김민재가 좀 더 탄탄한 수비 해야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입단 직전인 지난 6월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 이유만으로도 그는 뮌헨에 매우 적합할 것이다"라며 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뮌헨에 합류할 김민재를 강하게 반긴 것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말을 뒤집은 셈이다.
이후 김민재는 더욱 빼어난 기량으로 마테우스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선 뮌헨의 3-0 완승에 공헌한 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주는 주간 베스트11에 뮌헨 입단 후 처음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통계매체인 '소파스코어'와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기는 평점에서도 분데스리가 주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A매치를 위해 한국에 온 김민재는 클린스만호 2경기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 13일 튀니지전에서는 후반 헤더골을 넣었으나 상대 선수 자책골로 인정되면서 A매치 득점을 날렸으나 17일 베트남전에선 세트피스 때 헤더골을 기어코 성공시키며 6-0 대승의 물꼬를 텄다. 무엇보다 두 경기 모두 무실점 대승을 이끌면서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우승 숙원을 풀 핵심 전력임을 알렸다.
그런 가운데 나란히 A매치 2경기를 소화하고 독일로 돌아간 김민재와 이재성의 맞대결이 열렸다. 선두 탈환을 노리는 뮌헨과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마인츠의 맞대결을 예상대로 뮌헨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전개됐다.
포문을 연 팀은 뮌헨이었다. 전반 8분 자네의 패스를 받은 키미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면서 상대를 위협했으나 골키퍼 젠트너 슈퍼 세이브에 막힌 것이다. 뮌헨은 전반 9분 키미히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레츠카가 박스 내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문 위로 벗어났다.
홈팀도 당할 수만은 없어 전반 10분 바레이루의 패스를 받은 다 코스타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그러던 중 뮌헨이 전반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1분 자네의 패스를 받은 코망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 마인츠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나란히 골맛 을 본 자네와 코망 콤비의 위력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리드를 허용한 마인츠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전반 13분 다 코스타의 크로스를 받은 이재성이 쇄도하면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울라이히를 맞은 뒤 골대에 맞아 땅을 쳤다. 이재성 입장에선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리면서 뮌헨을 움찔하게 할 수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재성에게 내준 찬스 때 가슴을 쓸어내린 뮌헨은 전반 5분 만에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고레츠카의 헤더 패스를 받은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케인이 헤더 슈팅을 시도, 이날 경기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시즌당 30골 안팎을 넣는 케인에게 분데스리가는 비좁은 느낌이다. 마인츠 원정 득점으로 케인은 분데스리가 9골을 기록했다.
지난 8월19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마수걸이포를 터트린 케인은 이어진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어 4라운드 레버쿠젠전에서는 전반 7분 선제골로 4호골을 완성했다. 지난달 24일 보훔전에서는 페널티킥까지 차면서 분데스리가 입성 뒤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어 1일 라이프치히전에서도 페널티킥 골을 넣더니 A매치 마치고 돌아온 첫 경기 마인츠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뮌헨은 2-0을 만든 뒤에도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시즌 상위권 팀들간 경쟁이 치열해 득실차, 다득점으로 순위가 갈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공격이었다.
뮌헨은 전반 21분 자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코망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23분엔 측면 수비수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해 이날 멀티골에 도전했으나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인츠는 전반 28분 스트라이커 아조르케의 페널티지역 내 헤더 슈팅, 전반 33분 그루다의 패스를 받은 바레이루의 페널티지역 밖에서의 오른발 슛이 나왔으나 뮌헨과의 2골 간격을 좁히기엔 부족했다. 마인츠는 전반 35분에도 페르난데스가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대 위를 크게 벗어나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렇게 독일 최강팀을 상대로 공격을 멈추지 않던 마인츠는 전반 막판 기어코 골을 뽑아냈다. 전반 42분 원정팀 공격을 차단한 뒤 바로 반격했는데 이게 적중했다. 그루다의 패스를 받은 카시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뮌헨 골망을 갈랐다.
결국 전반전은 뮌헨의 2-1 리드로 마무리됐다. 뮌헨이 몰아붙이는 가운데 마인츠의 역습도 적지 않게 위협적이었다.
후반 들어 뮌헨이 달아나느냐, 마인츠가 추격하느냐의 갈림길에서 뮌헨이 웃었다.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무시알라의 패스를 받은 고레츠카가 오른발 슛을 시도해 마인츠의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후반 중반 두 팀은 교체 카드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뮌헨은 부상당한 고레츠카와 자네, 무시알라를 빼고 부나 사르와 마티아스 텔, 에릭 추포-모팅을 투입했다. 마인츠는 이재성과 페르난데스, 코어를 빼고 아이멘 바르콕과 톰 크라우스와 막심 리히터를 넣었다. 이후 마인츠은 후반 41분 프리킥으로 시작된 공격에서 리히터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더 리흐트가 헤더로 걷어내 추격 기회를 놓쳤다.
마인츠는 후반 43분 역습 때도 페널티지역 내에서 그루다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이 전반 이재성처럼 또 골대에 맞고 나와 두 골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90분 혈투는 뮌헨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선 코망과 자네, 고레츠카 등 뮌헨이 갖고 있는 '창'들이 한 골 씩 뽑아내며 위용을 과시했으나 뒤에서 마인츠의 파상 공세를 무난히 막아낸 김민재의 활약도 훌륭했다.
특히 김민재는 후반 상대의 결정적인 찬스를 막아낸 뒤 더리흐트와 기뻐해 눈길을 끌었다. 시즌 초반 예상과 달리 우파메카노에 밀려 벤치로 전락한 더리흐트가 부상 재활을 마치고 선발 자리를 찾은 상황에서 김민재가 더리흐트의 기를 살렸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90분을 다 뛰면서 202개의 패스를 시도해 102개 모두 성공시키고 성공률 100%를 찍었다. 롱패스 성공률 100%, 공중볼 경합 성공도 100%를 기록했다. 평점도 7.3점으로 훌륭했다.
63분을 뛰고 나간 이재성은 평점 6.4점을 받았다. 패스를 총 14번 시도해 11번 성공시켰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3번 시도해 2번 성공하고 상대 골키퍼 맞은 뒤 골대 맞고 나가는 슈팅도 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마인츠 패배로 아쉬운 하루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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