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우면 그만?…인기 콘텐츠 속 ‘위험한’ 메시지들 [기자수첩-연예]

장수정 2023. 10.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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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부터 챌린지까지. 즐길거리 확대하는 콘텐츠들
작품 속 메시지 고려 없는 확산에는 우려

굿즈를 통해, 또는 챌린지를 통해 콘텐츠를 즐길 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외면해도 되는 것일까. ‘병맛’을 넘어 폭력적인 내용이 담긴 애니메이션 굿즈의 인기부터 ‘49금’ 콩트 캐릭터의 노래를 챌린지로 즐기는 어린이들까지. 위험한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더현대 서울에서는 ‘빵빵이의 생일파티’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17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인 유튜브 채널 ‘빵빵이의 일상’을 통해 공개 중인 2~3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채널 개설 1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였다. 인형, 키링 등 캐릭터 관련 또는 에피소드 관련 굿즈들을 판매하는 이 행사는 인기 캐릭터를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위한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유튜브 영상 캡처

빵빵이와 옥지, 커플의 일상을 다룬 콘텐츠로 젊은 층의 공감대를 저격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 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는 아니지만 서로를 부르는 말이 유행어가 되는가 하면 굿즈로, 또 이모티콘으로 캐릭터가 확산이 되면서 초등학생을 비롯한 어린이, 청소년들도 이를 적극 활용 중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줄을 선 초등학생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며, “빵빵아”, “옥지얌”을 외치는 10대들도 있다.

문제는 ‘빵빵이의 일상’이라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것을 초등학생이 봐도 될까’라는 걱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2~3분 내외의 영상에서 욕설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옥지가 빵빵이를 대하는 태도도 폭력적이다. 다소 어리바리한 구석이 있는 빵빵이가 옥지에게 구박을 당하는 과정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폭력성이 지나치다.

빵빵이에게 스킨십을 하는 귀신을 목격한 옥지가 퇴마소를 차리게 되고, ‘귀신과의 귀접에 빠졌다’는 사연을 의뢰받는 에피소드에서는 수위 높은 장면이 등장을 하기도 한다. 10대 또는 초등학생들이 ‘귀엽다’라며 소비하기엔 부적절한 캐릭터로 여겨지는 이유다.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챌린지 흥행도 비슷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작품 속 춤을 따라 추는 ‘최애의 아이’ 챌린지가 각종 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그룹 아이브, (여자)아이들 등 아이돌 멤버들까지 이에 동참 중이다.

다만 일본의 아이돌 산업에 대해 ‘최애의 아이’에는 걸그룹을 향한 폭력적인 시선도 녹아있다. 물론 아이돌 세계의 그림자를 다루면서 이에 대한 메시지를 도출하는 작품이지만, 그 과정에는 사생팬에게 살해를 당하는 아이돌, 환생한 아이의 복수 등 끔찍한 사건들도 이어진다. 이에 넷플릭스에서는 15세 관람가로 공개가 되는 콘텐츠인데, 챌린지 등을 통해 초등학생들도 해당 작품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

“그쪽도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춤을 추는 1분 내외의 댄스 챌린지 영상이 SNS를 장악 중인 상황에서, 이 노래를 부른 조주봉 캐릭터의 콘셉트가 갑론을박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조주봉은 유튜브 채널 ‘The 면상’에서 ‘49금을 넘나드는 화려한 춘담으로 전국의 여인들을 울리고 웃기는 꽃중년’ 콘셉트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있다. 특히 챌린지의 대상이 된 ‘홍박사님을 아세요?’도 그가 해당 채널을 통해 선보인 49금 에피소드에 등장한 ‘홍박사’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것이었다.

당연히 노래의 가사 역시도 가슴이 작은 것이 콤플렉스인 한 여성이 이 분야에서 유명한 홍박사를 찾아가 운동을 배웠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이 운동하는 여성을 목격한 남성이 “그쪽도 홍박사님을 아냐”고 묻는 다소 민망한 내용이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익살스러운 춤을 가미한 ‘홍박사님을 아세요?’를 어린아이들이 따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을 보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다.

물론 캐릭터를 소비하고, 챌린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본 콘텐츠의 내용이나 메시지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이들이 다수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대상이 미취학 아동 및 초·중등학생이 될 때는 이렇듯 가볍게만 생각할 수는 없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소비자들도, 또 학부모들도 그 이면까지 함께 파악해 보는 신중함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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