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나!’ 달콤 쌉싸름한 청춘 성장기 [주말뭐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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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은 많고 시간은 짧은 주말입니다.
오늘도 OTT에 접속해 하릴없이 작품 목록만 넘기는 당신, 어서 오세요.
격주 주말 찾아오는 [주말뭐봄] 코너에서 당신의 주말을 함께 할 OTT 콘텐츠를 소개해드립니다.
'이두나!'의 미덕은 가진 것 많은 여성 주인공을 평범한 남성 주인공과 연결해주기 위해 그를 가학적인 불행에 빠뜨리지 않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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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그룹 드림스윗 멤버 이두나(수지)가 돌연 사라진다. 소속사는 ‘학업을 위한 활동 중단’이라고 설명한다. 학업은 개뿔. 두나는 서울 한 쉐어하우스에 산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거나 먹으며. 이곳에 새로 입주한 대학생 이원준(양세종)은 숨차게 산다. 그는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가장 노릇을 한다. 뭔가를 바라는 건 사치일 뿐.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때의 슬픔을 극복할 여유가 그에겐 없다. 각자의 이유로 벽을 쌓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스민다.
‘이두나!’ 어땠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우주가 있다. 두나와 원준도 그렇다. 둘의 우주는 얼핏 너무 멀어 보인다. 두나는 화려하다. 동시에 어둡다. 그는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하지만 셔터 소리가 무섭기도 하다. 원준은 우중충하다. 동시에 싱그럽다. 마냥 희망찬다고 할 수 없는 현실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다정하다. 둘은 서툴고 불안정해 충분히 솔직하지 못하다. 자기 방식대로 지레짐작하며 삐걱대던 두 사람이 마침내 자신을 다 드러내고 하나가 될 때, 시청자의 심박 수가 함께 올라간다. 1화부터 애정신이 쏟아지는 서양 로맨스에 지친 자들이여, 느껴라! 이것이 K로맨스의 참맛이다.
‘이두나!’의 미덕은 가진 것 많은 여성 주인공을 평범한 남성 주인공과 연결해주기 위해 그를 가학적인 불행에 빠뜨리지 않는 점이다. 두나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유일하게 의지했던 매니저 P(이진욱)로부터 외면받기도 했다. 그러나 두나는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원준의 다정함에 위로받되 그의 손에 구원을 맡기지는 않는다. 덕분에 작품은 판타지가 아닌 성장기로 현실에 발을 붙인다. 두나를 향한 원준의 호칭이 대부분 ‘누나’로 일관된 점도 흥미롭다. 연인 관계에서 ‘오빠’는 환영 받아도 ‘누나’는 터부시된 역사가 얼마나 길었던가. 두나가 겪은 스토킹 피해를 관계 발전의 계기로만 소비하지 않는 점에서도 여성의 삶에 대한 세심한 접근이 돋보인다. 다만 P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부터는 청춘물의 매력이 희석된다. 마지막 화에선 이야기가 서둘러 마무리된다는 인상이 강하다.
주목! 이 배우
2010년 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 배우 수지의 무대 경력이 빛난다. 배우가 가수를 연기할 때 느껴지는 위화감이 ‘이두나!’엔 없다. 수지는 극중 담배를 피우고 거칠게 욕하는 등 연기 변신을 했다. 이런 모습이 새롭다고 느낄 겨를도 없이 자연스럽게 작품을 흡수한다. 수지는 앞서 열린 이 작품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엔 두나를 오해한 사람들이 점차 그를 이해하는 과정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수지의 영상화보’라는 찬사는 과장이 아니다. 화려한 꾸밈새가 아름답고, 이국적인 쉐어하우스 등 장소도 눈을 즐겁게 한다. 막무가내인 두나와 그에게 조근조근 반격하는 원준의 ‘티키타카’가 작품 초반 재미를 더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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