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목이 말라 자주 깨는 이유를 봤더니…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등으로 구강 호흡이 원인
입 마르게 해 물 마셔야…아침 구취, 피곤 등 유발
천식 비염 독감 등에 취약

123RF 제공

이모(56)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 항상 물 먼저 챙긴다. 자다가 목이 말라 자주 깨고 화장실에 다녀와서도 꼭 물을 챙겨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왜 항상 자리끼를 두고 주무시는지 궁금했는데, 본인이 나이 들면서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간에 한 번 깨게 되면 다시 잠들기 힘들어 이른 시간에 일어나게 되고 항상 오전에 피곤하고 활력이 없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서 결국 아내 권유로 수면 클리닉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았고 입을 벌리고 자는 구강 호흡이 문제로 진단됐다.

구강 호흡은 입을 마르게 해서 수면 중 잠에서 깨면 물을 마시게 하고 오전에 구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한다. 또 수면 호흡장애를 유발하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중국 산동대 장허 박사는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으로 구강 호흡을 하는 50명과 증상이 없는 5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면 호흡장애가 있는 경우 면역 기능이 불량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스트레스 및 전신 염증 상태가 발생됐다. 만성 호흡기 질환자의 90%가 자신도 모르게 수면 시 구강 호흡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신경과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22일 “수면 시 입으로 하는 호흡은 여과 장치가 없기 때문에 천식 비염 독감 등에 취약하다. 반면 코로 숨 쉬는 비강 호흡을 하게 되면 코의 털, 섬모 등이 천연 필터로 작동해 천연 마스크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에 세균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문의는 “특히 천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무호흡이 동반돼 복합성 호흡장애로 발전하는 경우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강 호흡을 예방하려면 우선 체중을 줄여야한다. 또 천장을 보는 자세로 똑바로 누워 자면 혀가 기도 입구를 막아 구강호흡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옆으로 자는 것이 도움된다.

<구강 호흡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1. 코를 곤다
2.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3. 자고 나면 목이 마른다
4. 잠이 깊게 들지 못한다
5. 입술이 자주 말라 있다
6. 자는 도중 화장실에 자주 간다
7. 위액이 넘치는 역류성식도염이 있다
8. 피부가 거칠고 아토피 피부염, 천식이 있다.
9. 이를 간다.
10. 항상 피곤하다.

위의 10가지 가운데 2개라도 해당되면 구강 호흡을 의심해야 한다. 구강 호흡, 수면 호흡장애 등이 있다면 최선의 치료는 양압기 사용이다. 수면 중 입을 닫고 코로 호흡하게 해서 산소포화도를 높이고 뇌나 심장을 쉬게 한다.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