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안팎에서 확대되는 日 도시재생 [JAPAN NOW]

2023. 10. 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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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복합시설로·쇼핑몰은 테마파크로
도쿄 오다이바 지역의 쇼핑몰 비너스 포트를 재개발해 내년 봄 개장하는 ‘이머시브 포트 도쿄’. (카타나 제공)
일본에서 도시재생은 하나의 트렌드로 통한다. 특히 버블 붕괴 후 활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던 도쿄 도심 지역 재생이 가장 활발하다. 2003년 롯폰기의 복잡한 도심부를 재개발해 탄생한 롯폰기 힐스를 시작으로 오모테산도 힐스, 도쿄 미드타운, 도라노몬 힐스, 아자부다이 힐스 등 다양한 복합시설이 이미 건설됐거나 완공을 앞두고 있다.

도심부 재생 못잖게 외곽 지역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쿄 외곽 츠키지 시장은 대형 복합시설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호텔, 엔터테인먼트시설 등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형태다. 특히 개발 사업에 요미우리그룹이 참가하면서 일본 최대 인기 프로야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새로운 홈구장 건설도 추가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지역은 오다이바다. 도쿄 도심과 레인보우 브리지로 연결되는 인공섬 오다이바는 1980년대 개발 초기에는 고급 주택 단지를 목표로 시작됐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이 지역은 상업지구로 바뀌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주요 기업 본사와 엔터테인먼트시설,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서 도쿄를 대표하는 볼거리가 됐다.

하지만 도쿄 중심부가 속속 재개발되고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오다이바는 급격한 쇠락을 겪기 시작했다. 에도 시대 온천을 재현한 온센모노가타리, 유럽형 상가와 분수대로 유명한 실내형 쇼핑시설 비너스 포트, 토요타 자동차 체험 전시실인 메가웹, 오다이바 대관람차 등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재개발 신호탄을 쏜 것이 비너스 포트다. 최근 부동산·레저 개발 업체인 카타나가 이곳에 체험형 테마파크인 ‘이머시브 포트 도쿄’를 내년 봄 개장한다고 밝힌 것. 체험형 테마파크 외에 전기차 고카트 경기장도 인근에 들어선다.

츠키지 시장, 쇼핑·컨벤션·호텔 탈바꿈

인공섬 비너스 포트는 체험형 시설로

카타나는 약 3만㎡ 규모 이 시설을 재개발해 체험형 놀이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카타나는 2018~2019년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체험형 시설인 ‘호텔 앨버트’를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핼러윈 시즌에 운영된 이 시설은 자신이 주인공이 돼 다양한 임무를 해결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참가자 각각이 서로 다른 결말을 갖게 되는 구조다.

카타나가 운영하는 도쿄 외곽 세이부에는 유원지에도 체험형 시설이 있다. 90분 동안 열차 모양 공간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배우들이 연기하는 살인 사건 현장의 참관인이 되는 것. 배우들은 57곳의 열차 좌석을 돌아다니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체험하는 범위에 따라 얻게 되는 정보도 다 다르다. 결국 90분의 공연이 끝난 후 57명이 생각하는 살인 사건의 범인은 모두 다르다.

내년 봄 개장하는 이머시브 포트 도쿄도 이와 유사한 형태다. 12개 체험시설이 등장할 예정인데 모두 체험형 놀이시설로 꾸려진다. 예를 들어 참가자가 범죄 현장을 목격하거나 파티의 주인공이 되거나 독약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테러리스트가 되는 등 다양한 설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결말을 가져가는 식이다.

모리오카 츠요시 카타나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테마파크는 제3자의 시선으로 참여했다면 체험형 테마파크는 참가자가 주인공이 되는 방식”이라며 “100명이 참가할 경우 100개의 결말을 가질 정도로 생생한 체험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타나는 체험형 시설에서 최소 5개 언어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어는 물론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는 한국어와 중국어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0호 (2023.10.18~2023.10.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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