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유수영 산뜻한 출발, “일본 꺾고 강국 타이틀 되찾겠다”

배드민턴 장애인 국가대표 유수영.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의 간판 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세계랭킹 1위 가지와라 다이키(일본)을 향해 선전포고했다. 준결승에서 가지와라를 꺾고,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수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남자 단식 WH2 등급 조별리그 D조 예선에서 중국 자오씬을 게임 스코어 2-0(21-16, 21-14)으로 이겼다. 전날 알자부니 모하메드 자파르 아흐메드(아랍에미리트)를 이긴 데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절묘한 드롭 샷과 하이클리어로 기세를 탄 유수영은 코트 구석구석을 찔러 점수 차를 10-4까지 벌렸다. 실수를 연이어 저질러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후 재빠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면서 1게임을 따냈다. 팽팽하게 시작된 2게임 6-6 동점 상황에선 파상공세로 흐름을 가져왔다.

유수영은 경기 뒤 "판정을 편파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중국 선수에 대한 부담은 없다. 상대 응원 소리가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펼쳤다. 첫 출전이지만 일반 대회처럼 즐기고 있다. 빨리 예선을 마치고 본선에 돌입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드민턴 장애인 국가대표 유수영.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가지와라도 섬프라디트 아피찻(태국)을 상대로 2-0(21-6, 21-2) 승리를 거두며 여유있게 출발했다. 경기 내내 여유로운 모습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2020 도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위용을 뽐냈다. 2게임에서는 12-0으로 앞서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유수영에게 가지와라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해 8월 태국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 결승에서 패했고, 이작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유수영은 "준결승에서 김정준(46·대구도시개발공사)이나 가지와라를 만나게 된다. 가와지라와 붙으면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대회와 내년 파리패럴림픽을 통해 일본에 빼앗긴 배드민턴 강국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유수영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2018년부터 시행한 '기초종목육성사업'을 통해 발굴된 선수다. 유수영(2019~2022년) 뿐 아니라 이번 대회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발탁된 정겨울(20·한국장애인고용공단·2018~2021년), 이정수(17·전대사대부고·2020~2022년)가 육성선수 출신이다. 경기 용품 지원 등을 통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