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서류 내시면 돼요"…병원 말 믿었다가 벌금, 무슨 일 [건강한 가족]

류장훈 2023. 10.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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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사기 요주의

많은 사람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등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근데 별다른 생각 없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가 보험사기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일부 병·의원에서 실손보험을 악용한 비급여 진료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용시술을 받으면서 도수치료를 함께 받으면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고 환자를 유혹하는 식이다. 무심코 응했다가 덜컥 보험사기로 몰려 보험금은커녕 벌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에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보상 관련 민원 비급여 항목을 짚어본다.


치료 목적 백내장 수술만 보장받아


백내장 수술이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 경우라면 실손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입원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입원 보험금이 아닌 통원 보험금을 지급한다. 백내장 수술이 입원 의료비로 보상이 이뤄지다 보니 수술받지 않아도 되는 소비자까지 수술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대법원이 ‘입원 치료가 불필요한 경우 백내장 보험금을 통원 한도에서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수술 건수와 비급여 비용이 급감했다. 이 판결로 보험사가 백내장 보험금을 통원 기준으로 지급하면서 최대 지급 한도가 2000만~3000만원에서 회당 20만~30만원으로 줄었다. 판결 이후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일부 안과가 실손보험금을 노리고 과잉수술을 해왔다는 의혹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도수치료 악용한 보험사기 주의해야


도수치료 역시 치료 목적으로 행해졌다면 실손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단, 체형 교정이나 치료 효과 없이 반복 시행된 경우엔 보장되지 않는다. 과잉진료나 도수치료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보험사가 치료 적정성을 따지는 추가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으면 미용시술을 80~90% 할인해 주겠다’는 병원 직원의 제안에 도수치료 명목으로 성형수술, 미용시술 등을 받은 25명이 적발돼 지급 보험금을 반환하고 벌금형(50만~350만원)에 처해졌다.

코 성형으로 악용되는 비밸브재건술


코막힘 증상 해결을 위해 협착된 부위를 넓히는 비밸브재건술은 코 위쪽 부위에 연골을 덧대 연골을 곧게 펴주는 방법으로 코가 높아지는 외형상의 변화가 발생한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비밸브재건술을 코 성형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실제로 C씨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성형외과에서 휜 코 교정과 함께 콧볼을 축소하는 성형 수술을 받고 ‘코뼈가 휘어 만성 축농증이 있다’며 치료 목적의 수술비 명목으로 보험사에 44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치료 목적 수술에는 부가세가 붙지 않는 것과 달리 C씨의 신용카드 매출 전표엔 부가세가 붙어 있었던 것이 확인돼 허위 사실이 드러났다.

MD크림 중고거래는 명백한 불법


피부 창상피복재(MD크림 등)는 화상이나 건조한 피부 등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쓰이는 치료 재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대로 의료인이 직접 처치에 사용해야 보장되며, 외모 개선 목적은 보장되지 않는다. 실제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피부과를 찾은 한 여성이 병원에서 개당 3만원씩 MD크림을 처방받고 실손보험으로 처리하면서 보험금에서 개당 2만2000원가량을 돌려받은 뒤 해당 크림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해 의료기기법을 위반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일반인이 의료기기(MD크림 등)를 개인 간에 (중고)거래할 경우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전립샘 결찰술, 객관적 검사 결과 필요


전립샘 결찰술은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늘어난 전립샘 조직을 묶어 막힌 요도를 터주는 시술이다. 50세 이상, 전립샘 용적 100㏄ 미만, 국제 전립샘 증상 점수(IPSS) 점수 8점 이상인 외측엽 전립샘비대증 환자 중 내시경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 등 ‘전립샘 결찰술 사용 대상’만 보상받을 수 있다. 또한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요도폐색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 실손보험금을 받기 위해선 전립샘 결찰술 사용 대상을 확인할 수 있는 초음파 검사·IPSS 등 객관적인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보험사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의료기관에서 실손의료보험 가입 여부 확인과 함께 여러 비급여 진료 등을 권유하는 경우, 외모 개선 목적의 수술·시술에 대해 실손보험 적용이 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는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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