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간 뒤 찾아온 주전경쟁... 이강인이 극복해야 할 것들

이준목 2023. 10. 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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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소속팀 PSG의 새로운 전술을 이해하라

[이준목 기자]

국가대표팀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낸 이강인이 이제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강인의 소속팀 PSG(파리 생제르맹)는 지난 10월 2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SNS와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팀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대표팀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 달만에 소속팀에 복귀한 이강인이 동료들로부터 이른바 '인디안밥' 축하 세리머니를 받는 장면도 담기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강인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지난 달인 9월 20일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마치고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 중국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강인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합류하여 대한민국의 3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이라는 값진 선물까지 받았다.

이어 이강인은 A대표팀 '클린스만호'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에도 불구하고 5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여 옥의 티를 남긴 이강인이지만, 클린스만호에서는 달랐다.

튀니지(4대0 승)-베트남(6대0 승)과의 10월 홈 친선평가전 2연전에 모두 선발출전한 이강인은 2경기에서 무려 3골-1도움을 폭발하며 한국의 A매차 3연승 행진을 견인하고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떨쳐냈다. 대표팀는 이강인의 포지션과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며, 손흥민 이후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전술적 핵심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굳혔다는데 의미가 컸다.

병역혜택과 금메달-A팀 맹활약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남긴 이강인은 당당히 소속팀 PSG로 금의환향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22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스트라스부르와의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1 홈경기로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현재 PSG는 승점 15점(4승 3무 1패)으로 3위에, 스트라스부르는 승점 10점(3승 1무 4패)으로 11위에 올라있다.

PSG는 큰 변화의 과도기에 놓여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라모스, 네이마르 등과 결별하고, 이강인을 비롯하여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 뤼카 에르난데스,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 등,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스쿼드를 물갈이했다. 이적설이 끊이지않던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는 일단 올시즌 잔류가 확정됐다.

엔리케 감독은 시즌 초반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직력이 자리잡지 못한 모습이다. PSG는 시즌 초반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드러내며 고전을 면치 못했고, 심지어 뉴캐슬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는 과감한 4-2-4 전술을 들고나왔다가 1-4의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최전방에 음바페 등 뛰어난 공격자원들을 보유하고도 양질의 패스 부재와 비효율적인 전술로 인하여 제대로 활용하지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볼배급과 킬패스에 강점이 있는 이강인은 PSG의 중원에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미드필더로 꼽힌다.

이강인은 PSG 이적 이후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인하여 아직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시즌 초반 연이은 대표팀 차출로 장기간 자리를 비워야했다. 대표팀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면 소속팀에서는 지금부터가 진정한 경쟁의 시작인 셈이다.

관건은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어떤 포지션에서 활용하느냐다. 이강인은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 세컨드 스트라이커까지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 가능하다. 클린스만호에서는 2선 중앙과 측면에서 활약했다.

특히 베트남전에서는 세컨톱에 가까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후반에 본인이 자청하여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서 공격포인트를 폭발시키기도 했다. 이강인은 본래 10번에 가까운 공격형 미드필더가 최적의 포지션으로 여겨졌으나 정작 본인은 측면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PSG에서 요구하는 역할은 대표팀과 또 다르다. 엔리케 감독은 20일 스트라스부르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 활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강인은 우리 전술에서는 일단 중앙 미드필더"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다만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이 여러 포지션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멀티성을 인정하면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이강인은 PSG에서 4-3-3의 중앙 미드필더 혹은 측면 공격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PSG의 공격진은 몸상태를 점점 끌어올리고있는 음바페를 중심으로 우스만 뎀벨레-곤살루 하무스-란달 콜로 무아니 등이 자리를 잡았다. 중앙에도 우가르테와 자이르 에메리가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창의성이 뛰어난 포르투갈 국가대표 비티냐까지 가세하며 주목받고 있다. 벤치에도 파비안 루이스, 카를로스 솔레르 등이 즉시전력감들이 풍부하다.

한마디로 이강인은 어떤 포지션이든 생존을 위하여 치열한 주전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것은 세계적인 빅클럽에서 '월드클래스급' 선수로 도약하기 위하여 거쳐야 할 숙명이기도 하다.부상 이전까지 리그 2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이지만,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어려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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