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미의 더쿠미]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권혜미 2023. 10.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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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눈을 반짝이면서 시청했던 ‘인생 만화’ 한 편쯤은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요?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세계관이지만, 만화 속 인물들과 스토리에 우리의 삶은 더 즐거워지거나 위로를 받기도 하죠. ‘더쿠미’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르의 만화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주>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유키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기분좋게 하는 것들이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 따끈따끈 갓 지어진 저녁밥까지. 그런데 이 모든 게 고양이가 한 일이라면?

2018년부터 월간 ‘소년 시리우스’에서 연재한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은 지난 7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일본의 인기 만화다. 국내에서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공개돼 현재까지 오늘의 랭킹 순위 톱10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애니플러스 캡처
이야기의 구조는 굉장히 단순하다. 평범한 20대 여성 후쿠자와 사쿠가 길에서 떠돌고 있던 고양이 유키치를 입양하면서 생기는 소소한 일들을 그린다. 문제는 이 고양이가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 사쿠는 도쿄의 한 회사 영업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지만 경악할 만큼의 살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집안은 쓰레기통이나 다름 없고, 음식만 만들면 주방에 불이 나기 일쑤다. 누군가의 케어가 절실히 필요한 사쿠의 일상에 결국 유키치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사람만큼 몸이 커지고 2족 보행을 하면서 말이다.

유키치는 사쿠가 회사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야 자신의 밥과 간식이 보장된다는 생각에 성심성의껏 사쿠를 챙긴다. 사쿠의 아침, 회사에 가져갈 점심 도시락, 저녁을 모두 직접 만들며 청소도 도맡는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산 뒤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알뜰한 살림꾼 유키치 덕분에 사쿠는 매일매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애니플러스 캡처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은 집중해서 보기보다 여유롭게 누워서 생각을 비우고 보기에 제격이다. 보다보면 생각이 절로 비워진다는 말이 더 알맞다. 회차마다 달라지는 에피소드도 어찌나 소소한지, 사쿠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유키치가 마트에 갔다 생기는 돌발 상황 등 단순하고 일상적이다. 동시에 조용하고 평화롭다. 단조롭게 보이는 이 무탈한 일상이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서로의 존재에 힘을 얻는 사쿠와 유키치의 돈독한 관계 속 따뜻함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유키치에게 토로하는 사쿠, 인간의 말은 못할지라도 사쿠를 이해하며 꼬옥 안아주는 유키치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특히 사쿠와 유키치의 첫 만남은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사진=애니플러스 캡처
눈이 소복이 쌓인 추운 겨울날, 동사 위기에 처해있던 유키치는 사쿠를 따라 그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유키치는 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사쿠의 집에 충격을 받아 탈출 계획까지 세우지만, 결국 자신을 안아준 사쿠의 온기를 잊지 못해 사쿠와 영원히 함께 있기로 결심한다. 

사진=애니플러스 캡처

생활력 제로의 사쿠와 거대한 고양이 유키치. 어딘가 부족한 이들이지만 서로가 있기에 완벽한 존재로 변화해 간다. 그렇게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은 시청자들에 빈틈없이 완벽한 힐링을 선사한다. 좋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 편안한 집, 여기에 귀여운 고양이까지. 이 조합이 실패할 리 없다. 사쿠의 말대로 고양이는 ‘사랑’이니까!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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