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말실수? "지상전 연기 YES" 발언 해명한 백악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미국인 인질 2명을 20일(현지시간) 석방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연기하기를 원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백악관이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델라웨어로 가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인질이 구출될 때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침공을 연기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yes)”라고 답변했다.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벤 러볼트 백악관 공보국장은 로이터통신에 “대통령이 질문을 완전히 듣지 못했다”며 한발 물러선 해명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위해)멀리 있었다. 해당 질문은 ‘더 많은 인질이 구출되는 걸 보길 원하느냐’로 들렸다”면서 “대통령은 그것(인질 문제) 외에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의 이번 발언이 단순 착오였는지, 그의 ‘내심’을 비춘 것인지에 대해선 엇갈린 해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인질 일부를 석방할 용의가 있으며, 군사 작전을 늦추는 데 반대했던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력을 받고 지상전 계획을 수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CNN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에 보다 전략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명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한 국방부 장관은 익명을 전제로 CNN에 “우리가 이스라엘에 하는 조언은 ‘하지 말라(Don’t do it)’는 게 아니다. 대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고, 전술이 아닌 전략을 세우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국제인도법에 따라 행동하길 원하지만, 그들이 적을 상대하는 중이란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정부 관계자도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분노에 잠식되지 말라”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또 “인질 구출은 미 대통령으로서 가장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도 했다.
앞서 하마스는 20일 “인도적 이유로”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미국 시민 주디스 타이 라난(59)과 그의 딸 나탈리 라난(17)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들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군부대 만남의 장소로 가는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인질 석방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에서 확인한 첫 번째 사례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은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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