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 학교 20곳 넘게 피해”…학교까지 폭격

피란민 대피소로 사용하는 학교에 공습
“상황 매시간 나빠지고 있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집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19일(현지시간) 남부 칸 유니스의 유엔개발계획(UNDP) 난민캠프에 모인 가운데 어린이들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머무는 난민캠프 등 민간시설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캠프가 인근 폭격을 당해 피란민 3명이 다쳤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4000명이 넘는 피란민이 머물던 가자지구 중부의 마가지 난민캠프가 공습을 받아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4.8㎞ 정도 떨어진 두 난민 캠프는 모두 학교를 피란민 대피소로 쓰는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가자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습지대인 와디 가자 이남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두 학교 모두 와디 가자 남쪽에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지금까지 20곳 넘는 가자지구의 학교가 공습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UNRWA는 보고서에서 “가자지구 전역에서 UNRWA 시설 33곳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됐다”며 “전쟁 시작 이후 시설에 있던 100명 넘는 피란민이 다치고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필리페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민간인의 생명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며 “가자지구에는 더이상 안전한 곳이 없다. UNRWA 시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간인 부상자가 병원에 밀려들면서 가자지구 의료체계도 위기에 놓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 일부 엘리베이터와 온수기, 에어컨을 끄고 중환자실과 인큐베이터, 투석기를 우선 가동하고 있다.

알시파 병원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원장은 “상황이 매시간 더 나빠지고 있다. 이 광경은 매우 비극적이고 우리는 곧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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