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일교차 심해지는 환절기…무릎 건강 조심해야
일교차가 큰 가을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그중에서도 무릎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을 대표하는 질환일 정도로 발생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306만5603명에 달하는 무릎 관절증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약 16만 명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퇴행성 관절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그렇지만 과도한 관절 사용이나 반복적 충격, 외상 등이 가해질 경우 젊은 나이에도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박건우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비만, 레저 스포츠,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골밀도 약화로 인해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연골이 마모돼 일어나는 질환이다. 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 가장 발병 빈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단순히 연골이 손상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관절의 변화에 따라 뼈와 관절막,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난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을 초기에 스스로 인지하고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다. 적절한 치료 및 관리 없이 이를 계속 방치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거동이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증상이 악화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시점도 더 빨라진다.
박건우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퇴행성 슬관절염은 초중기 단계에서 민간요법이나 속설에 의존하다 증상이 악화해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숙련된 전문의를 만나 증상, 연령대, 연골의 손상 범위를 정확하게 검진하고 적절한 치료를 빠르게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릎 관절염의 진단은 흔히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L grade)’을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한다. 관절 간격의 좁아짐이 의심되고 경미한 연골 손상이 일어나는 초기 단계는 1기로 분류한다. 많은 환자가 이 상태에서 무릎의 관절 통증에 더해 관절 주변이 붓고 물이 차는 등의 이상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일상적 무릎 통증 ▲걷기 시작할 때 아프다가 조금 걸으면 괜찮아지는 증상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지고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 ▲오래 앉아있다 일어설 때 무릎이 뻐근하게 느껴지는 증상 등이 이 단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1기(초기), 2기(중기) 단계까지는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연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되고 관절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져 거의 맞붙고 관절 변형이 심해지는 말기 단계에 이르면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만약 보존적 치료의 적기를 놓쳐 수술이 필요한 단계라고 하더라도 최근에는 수술 요법이 더욱 다양해져 환자의 수술 부담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어 주는 절골술, 다발성 천공술 등의 기술이 많이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인공관절을 이용한 관절 성형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정교하고 안전한 로봇인공관절 수술법이 보급되면서 최소화된 수술 범위 내에서 조직 손상과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술이 발전하고 있다. 로봇인공관절수술은 환자 각 개개인의 무릎 특성 및 정렬에 맞게 분석하여 시행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공관절을 더 오래 사용하며, 통증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골의 자가 재생을 돕는 줄기세포 치료법 역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중기에서 말기 사이의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요법으로 피부 최소 절개 후 줄기세포를 손상된 무릎 연골에 도포해 연골의 자가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이다. 지난 7월에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에서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신의료기술로 통과하기도 했다.
박건우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환절기는 관절이 뻣뻣해지기 쉬워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이 늘어나고 증상 인지가 더욱 늘어나는 계절”이라며 “무릎은 신체의 밸런스와 이동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관절인 만큼, 이상 증상을 느낄 경우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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