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원들 매우 친절"…한일 국민 태운 日수송기 도쿄 도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무장 충돌로 정세가 불안정해진 이스라엘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을 태우고 출발한 일본 자위대 수송기가 21일 오전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
일본 항공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서 이륙한 뒤 요르단과 싱가포르를 거쳐 이날 오전 3시 15분경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했다.
수송기에는 일본인 60명과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외국 국적 가족 1명이 탑승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자위대 수송기를 무료로 운항했고, 한국인에게도 운임을 받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도쿄에 도착한 전주영 씨는 연합뉴스에 "고국 가까이 온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다. 자위대원들이 매우 친절하게 배려해줬다"고 밝혔다.
선교사인 조영태 씨는 "예루살렘에 있었는데, 출발하기 하루 이틀 전까지도 미사일이 날아와 긴장했다"며 "한국과 일본이 상대국 국민을 함께 대피시키는 것이 양국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새벽에 공항에 나온 한국대사관 직원들과 일본 정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인들은 공항 인근 호텔 혹은 지인 집에서 머문 뒤 귀국하거나 지바현 나리타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주일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교통 편의를 제공받았다.
이날 한국인의 자위대 수송기 탑승은 한국 정부가 지난 14일 공군 수송기로 이스라엘에 있는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과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함께 이송한 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20일 "이스라엘 주재 일본인에 대한 출국 희망 조사를 실시한 후 좌석이 남아 과거 일본인 출국 시 지원과 상대국 요청 등을 토대로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영국, 필리핀, 대만 등에 탑승 희망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만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자국민 출국에 관해 서로 돕기로 했는데, 이렇게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탑승 좌석에 여유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한국 측에 한국 교민 탑승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일본 정부가 수송기로 우리 국민 18명 및 우리 동포 1명이 출국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 대해 가미카와 요코 외무대신에게 우리 정부를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양국은 긴박한 국제정세 속에서 세계 어디서든 양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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