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예지 “공감받는 변화 이끌겠다”…조이, 최초 견공 타이틀 [스팟인터뷰]
지난 19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본청 228호엔 평소 못 보던 손님이 초대됐다. 김기현 대표 등 참석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이 손님은 턱을 회의장 바닥에 대고 널부러져 있거나 이따금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대한민국 정당사 최초로 지도부 공식 회의에 동석한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 얘기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패한 국민의힘이 쇄신을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에 시각장애를 가진 김예지 의원을 발탁하면서 조이도 덩달아 회의장에 동석해 화제를 모았다.
김 최고위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21대 국회 등원 때부터 안내견의 국회 출입 문제로 논쟁을 부르는 등 신선한 변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여권에선 “김기현 대표가 나름의 파격 인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 김 최고위원을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가 만났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웰빙 정당, 부자 정당, 기득권 정당’이라는 편견이 있다”며 “당에서 많은 부분을 챙기고 있으나 이를 국민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생긴 편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2기 인사 뒤) ‘변한 게 없다’, ‘이게 무슨 쇄신이냐’ 하는 의견이 나온 걸 잘 안다”며 “저를 야당과 싸우라고 부른 게 아니다. 국민에게 다가가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Q : 김기현 대표가 따로 요구한 게 있나.
A : “나는 소외된 분들을 위한 정책에 집중해 왔다. 김 대표가 ‘(야당과) 싸우라고 부른 게 아니다’라며 ‘김 의원이 챙겨온 부분 중 당이 미처 짚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곁에서 꼼꼼히 이야기해달라’고 하더라. 결국 ‘함께 소외된 분들을 챙기자’는 얘기였다.”
Q : 지도부에 건의하고 싶은 점은.
A : “변화를 위한 변화, 인위적 변화에는 반대한다. 지금까지 당에서 다양한 민생 정책을 펴왔다. 그 중에서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에 집중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우리의 정책, 그리고 변화를 국민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없었던 현장과도 소통하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 당의 변화를 국민이 낯설어하지 않게, 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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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당정 간 수직적 구조가 문제로 꼽힌다. 여당 지도부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떤 의견을 전하고 싶은가.
A : “대통령께서는 늘 소통을 강조한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한 것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과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소통을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로 일할 때가 있다. 대통령께서 이번 계기로 소통에 대한 절실함을 다시 한번 느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에게 뭘 건의하기보다) 우선 당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과연 나는 잘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내가 먼저 실천하고 행동하는 게 먼저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3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 당시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을 여러분이 겪게 해 죄송하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으로선 낯선 모습이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당시 당을 이끌던 이준석 전 대표 등은 김 최고위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Q : 이준석 전 대표와 전장연 문제로 충돌했었다.
A : “아니다. 저는 충돌을 한 적이 없다. 충돌도 어느 정도 체급이 맞아야지, 대표와 의원이랑 상대가 되나. 다만, 저는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제 할 일을 한 거다. 진영과 정파를 떠나 그동안 정치인들이 장애인 이동 편의에 대한 문제를 굉장히 오랜 시간 방치해 왔다. (전장연이라는) 단체를 보고 간 게 아니다. ‘(시위하는) 이 사람들 때문에 당신들이 피해를 보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건 정치인의 몫이 아니다. 정치인은 문제를 해결하고 조율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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