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미국인 모녀 석방…바이든 "모두 구출되도록 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을 단행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납치된 미국 국적의 주디스 라난과 그녀의 딸 내털리가 20일 석방됐다. AP=연합뉴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간)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인질 2명을 풀어줬다.

이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을 단행한 지난 7일 납치된 미국 국적의 주디스 라난과 그녀의 딸 내털리가 이날 석방됐다.

하마스가 납치해 간 인질은 약 200명으로 추정되는데, 그 가운데 이들이 첫 석방 대상이 됐다.

하마스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알카삼 여단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적 이유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알카삼 여단은 하마스의 군사조직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의 인질 석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시카고 외곽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에 거주하는 미국인 모녀는 이달 친척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유대 명절을 지내기 위해 이스라엘에 갔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할 오즈 키브츠에 머물다가 지난 7일 하마스 대원들에 납치됐다.

다만 모녀와 함께 있던 10여명의 가족과 친척들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 당시 붙잡힌 미국인 2명의 석방을 확인한다"며 "그들이 곧 가족과 만날 것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와 이스라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며 "모든 인질에 대한 구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을 개시하며 납치한 여성 포로. 하마스는 16일 여성 포로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자신을 이스라엘 중부 출신이고 나이는 21세이며 이름은 '미아 심'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가능한 한, 하루 빨리 나를 집으로 돌려 보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진 하마스 텔레그램 영상 캡처

앞서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무장대원을 침투시켜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뒤 민간인, 군인, 외국인 등을 다수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인질들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억류된 채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200∼250명의 인질을 억류 중"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군은 인질의 수를 203명으로 추산한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석방에 앞서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인질 대부분은 살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 20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12세 소녀와 그의 80세 할머니가 가자지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