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택시 역주행, 급발진 아니었다…“계속 가속” 결과

사고기록장치 분석, 브레이크 밟은 흔적 없어
경찰 ‘공소권 없음’ 종결 예정

지난 8월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석전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택시가 시내버스, 승용차와 잇달아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 발생한 택시 역주행 사망 사고와 관련해 당시 운전사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남경찰청은 최근 국과수로부터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70대 택시 기사 A씨가 버스와 충돌할 때까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EDR은 차량에 충돌이 발생해 에어백이 터지기까지 5초 동안의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분당회전수(RPM) 등의 작동 여부를 기록하는 장치로,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 주로 쓰인다.

국과수는 이번 사고 당시 택시의 분당 회전수(RPM)가 1만 RPM에 달했으며 브레이크 제동 흔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사고가 나기 전 택시 속도는 시속 약 120㎞였으며 최고 140㎞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창원시에서 지난 8월 발생한 택시 역주행 추돌사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고 직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블랙박스는 훼손이 심해 결국 복원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택시 주변을 함께 달린 차들의 블랙박스를 통해서라도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제보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피의자인 A씨와 피해자인 50대 승객 B씨가 모두 사망한 만큼 곧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5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는 A씨가 몰던 택시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달리다 맞은 편에서 우회전하려던 승용차를 친 뒤 신호대기 중이던 시내버스를 그대로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가 숨지고, 버스 기사 등 7명이 부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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