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어기면 가차없는 서울시, 여의도 한양도 멈춰세웠다

임온유 2023. 10.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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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여의도 1호 재건축'이 유력한 한양 아파트 시공사 선정에 제동을 걸었다.

한양 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 및 KB부동산신탁은 취소 공고문에 "관할청의 권고를 배척하는 경우 향후 전체회의 시공자 선정 결의 무효, 고발·수사의뢰 등 후속조치로 인한 소송 진행 시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 자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허가 절차에 영향을 미쳐 사업지연으로 인한 토지 등 소유자의 피해가 우려돼 서울시의 권고를 수용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기하게 됐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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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입찰 공모 관련 시정조치 요청
압구정3구역 이어 법적 조치 강경대응 경고
"무리한 사업 추진, 오히려 속도 지연시켜"

서울시가 '여의도 1호 재건축'이 유력한 한양 아파트 시공사 선정에 제동을 걸었다. 입찰공고문 내 위법사항을 발견하고 시정조치토록 한 데 이어, 불응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앞서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안을 선택한 '압구정 3구역'에 설계사 재공모를 명령한 데 이어 '공정성'과 '투명성'에 위배되는 정비사업 행위를 가차 없이 멈춰 세우는 중이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지난 4일 입찰 참가 자격과 관련한 문구가 논란이 돼 돌연 시공사 선정을 취소한 지 20일 만이다. 사진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모습.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양 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 및 KB부동산신탁은 당초 29일 예정돼있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취소했다. 서울시가 영등포구청에 한양 아파트 시공사 선정 추진 과정 중에 발견된 위법사항에 대해 시정조치토록 요청한 결과다. 한양 아파트는 사업시행자의 권한이 없는 부지를 사업면적에 포함하고 정비계획 내용을 따르지 않고 입찰 공고를 낸 상황이다. 서울시가 시공자 선정 절차를 강행하는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의법 조치하겠다고 강경대응 하면서, 한양 아파트 측은 절차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양 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 및 KB부동산신탁은 취소 공고문에 "관할청의 권고를 배척하는 경우 향후 전체회의 시공자 선정 결의 무효, 고발·수사의뢰 등 후속조치로 인한 소송 진행 시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 자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허가 절차에 영향을 미쳐 사업지연으로 인한 토지 등 소유자의 피해가 우려돼 서울시의 권고를 수용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기하게 됐다"고 썼다.

한양 아파트는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여의도 금융 허브 구상에 맞춰 ‘50층 이상 금융중심지 특화형 주거단지’로 밑그림을 그린 곳이다. 신속통합기획 추진 중이며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 기대되는 곳이다. 이처럼 속도가 중요시되는 상징적 단지인데다 한양 아파트 주민들이 사업 지연에 따른 금전적 손실을 호소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결단에는 가차 없었다.

앞선 8월 '강남 대표 재건축'인 압구정3구역 설계사 공모의 위법성을 문제 삼아 재공모를 명령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서울시는 압구정3구역이 시가 허용하는 용적률인 300%보다 높은 360%를 제시했고, 임대주택 없는 재건축안을 제안한 희림건축의 설계안을 택하자 "이번 공모는 무효"라며 "다시 뽑지 않으면 수사 의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대립하는 한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백기를 들고 조합은 현재 설계사 재공모에 나선 상황이다.

두 사례를 통해 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하면서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서울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서울시는 무리한 사업 진행이 단기적으로 빠를 순 있지만 긴 안목으로 볼 때 오히려 속도를 지연시킨다고 보고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는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 사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비사업의 설계자·시공자 선정 과정 등에 있어 공정한 경쟁을 통한 투명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미흡한 부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제도 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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