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발견] 우리에게 로컬은 언제부터였을까

2023. 10. 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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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일 전북 군산 원도심에서 열리는 로컬브랜드포럼(LBF) 행사를 준비했다.

로컬브랜드포럼은 지난해 로컬 비즈니스·브랜드를 운영하는 창업가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로컬 비즈니스 유형의 기업과 활동이 다양해지고 라이프 스타일이 세분화되면서 그 변화와 변주가 가속화될 것이다.

이번 연대기 작업을 통해 알게 된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로컬 비즈니스는 공공의 영역을 점차 벗어나 창의적 개인과 커뮤니티의 힘으로 전진하는 중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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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영 콘텐츠그룹 재주상회 대표


20∼21일 전북 군산 원도심에서 열리는 로컬브랜드포럼(LBF) 행사를 준비했다. 로컬브랜드포럼은 지난해 로컬 비즈니스·브랜드를 운영하는 창업가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더 나은 로컬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지역 기반 크리에이터들의 성장 지원을 통해 로컬의 가능성을 증명해가는 창업가와 소상공인, 커뮤니티, 연구자 등 이 분야 100여명이 함께하고 있다. 올해 포럼 주제는 ‘시대정신, 로컬’. 지역 창업이 시대정신이 됐으니 모두 모여 함께 논의해 보자는 의미다.

포럼에선 다양한 분야 생태계 주체들이 로컬 창업과 비즈니스를 토론한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개인적으로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부분은 전시로 구성한 한국의 로컬 비즈니스 연대기다. 우리에게 로컬은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어떤 과정으로 지역 창업과 로컬 크리에이터, 콘텐츠로 가득 찬 골목상권과 읍·면 단위 크리에이터 타운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전시다. 한국 로컬의 발상지라 여겨지는 1920년대 홍동마을, 1960년대 임실치즈마을을 거쳐 현대적 의미의 ‘로컬’은 1990년대 홍대 대안문화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월드컵 무드와 함께 주5일제와 교통 인프라 확충, KTX 개통과 제주항공 취항 등 정책과 인프라 구축을 배경으로 지역 간 거리를 물리적·심리적으로 줄였다. 동시에 홍대 상권에 맹렬히 전개된 젠트리피케이션은 창작자와 힙스터 성향의 문화 생산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지는 디아스포라 현상을 만들어냈다.

실제 이때 제주에 정착하게 된 보헤미안들이 2010년대 동네 책방을 열고 로스터리 카페를 열었다. 2012년 다음 본사의 제주 이전과 2013년 슈퍼스타 이효리의 제주 이주는 폭발적 제주 이주자를 낳게 됐고,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더 빠르게 로컬신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 전후 지역의 유무형 자원으로 창의적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골목길 경제학자’라 불리는 연세대 모종린 교수의 로컬 연구들은 오늘날 로컬 비즈니스의 근간을 이루며, 정부의 로컬 활성화 정책의 중요한 소재와 기준점이 돼 왔다.

오늘날 한국엔 다양한 로컬 브랜드가 성장 중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제주맥주를 비롯해 연희동 어반플레이, 양양 서피비치, 인천 개항로 프로젝트, 군산 영화타운, 강릉 더루트컴퍼니, 속초 칠성조선소, 충주 댄싱사이더, 공주 제민천 등 지역을 더욱 지역답게 브랜딩해 나가는 수많은 로컬 기업과 커뮤니티들이 부지런히 길을 내고 있다. 게다가 요즘 로컬은 전혀 새롭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세대의 취향과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더욱 빠르게 진화 중이라 할 수 있겠다.

로컬 비즈니스 유형의 기업과 활동이 다양해지고 라이프 스타일이 세분화되면서 그 변화와 변주가 가속화될 것이다. 이번 연대기 작업을 통해 알게 된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로컬 비즈니스는 공공의 영역을 점차 벗어나 창의적 개인과 커뮤니티의 힘으로 전진하는 중이라는 점이다. 로컬은 오늘도 성실하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선영 콘텐츠그룹 재주상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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