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영풍제지 사태로 미수금 5000억..."반대매매로 회수"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한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에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T+2일) 안에 결제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키움증권은 20일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이 발생했다”며 “20일 기준 해당 종목의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며 “추후 손실과 관련한 확정사항이 있을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700%가 넘는 주가 상승률로 ‘작전주’ 의심을 샀던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로 급락했다. 지난 1월 2일 5829원이었던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이보다 730.3% 급등한 4만84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18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3만3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의 모기업인 대양금속도 같은 날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비슷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검찰은 이들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전날인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해당 종목의 주가조작 일당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이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한 상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거래가 정지돼서 영풍제지에 대해 아직 반대매매가 나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키움증권에서 미수가 발생한 계좌는 영풍제지에만 대규모 금액으로 미수를 사용해 매매한 비정상적인 계좌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이번 주가조작 세력들이 키움증권에 계좌를 개설해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키움증권 측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주장했음에도 증권가에선 실제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이 공시한 미수금 규모는 영풍제지 시가총액(18일 종가 기준 1조575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며, 올해 키움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5697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풍제지에 대한 미수 거래를 막아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능력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해당 종목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연일 하한가가 일어나며 반대매매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실제 회수가 가능한 금액은 전체 미수금의 10% 안팎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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