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우승' 이강인, PSG '인디언 밥 세례' 격한 환영…훈련장 주인공은 LEE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이 아시아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자 PSG(파리 생제르맹) 동료들이 '인디언밥'으로 환영했다.
PSG는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PSG 캠퍼스에서의 첫 날"이라는 제목으로 소속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게시했다. 10월 A매치 기간이 끝나면서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거나 휴식을 취한 선수들 모두 훈련장으로 복귀했다.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 밑에서 훈련을 받기 위해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훈련장에 집합하고 있는 가운데 이강인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1일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 대표팀(U-23)에 합류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소화한 후 곧바로 위르겐 클린스만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합류해 10월 A매치를 소화한 이강인 입장에선 약 한 달여 만 훈련 복귀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PSG 선수들과 코치들은 단체로 이강인의 등을 두드렸다. 한국인들에게 '인디언밥'으로 잘 알려져 있는 행위를 한 이유는 다름 아닌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함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중에 황선홍호에 합류한 이강인은 끝내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대회 기간 동안 공격포인트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유럽에서 활약 중인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기에 상대팀들은 이강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못했다.
결국 황선홍호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결승전에서 2-1로 꺽으며 우승을 차지해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에 성공하면서 이강인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KAA헨트) 등과 함께 군 복무를 면제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이강인은 18개월 의무 복무를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으로 대신할 수 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수 김민재도 2023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에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4주 동안 훈련을 받은 바 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쉴 틈도 없이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튀니지전, 베트남전 등 두 차례 평가전도 모두 소화한 이강인은 10월 A매치 일정이 모두 끝나자 약 한 달 만에 PSG로 복귀했다.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로 출국한 이강인은 장거리 비행 끝에 PSG로 도착한 후 구단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PSG는 유니폼을 입은 채 금메달을 손에 들고 있는 이강인의 사진과 함께 "금메달과 함께 돌아온 메달리스트 이강인"이라며 "한국과 함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강인은 PSG로 돌아왔다"라며 이강인의 귀환을 팬들에게 알렸다.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있었던 다른 선수들의 활약상보다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주목한 것을 두고 PSG가 얼마나 이강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우승 소식을 전해들은 동료들과 코치들은 곧바로 이강인이 훈련장에 들어서자 '인디언밥'을 통해 우승을 축하하고, 오래간만에 훈련에 복귀한 이강인을 환영했다.
지난 시즌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면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한테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겨다 주고 돌아왔을 때도 PSG는 지난 1월 환영식을 해준 바 있다.
이때 PSG 선수들과 직원들은 메시가 월드컵 챔피언인만큼 등을 두드리기 보다 통로 앞에서 좌우로 도열해 박수를 쳐주면서, 상대팀이 시즌 중 우승을 확정한 챔피언을 축하해 주는 전통인 '가드 오브 아너'를 진행했다.
당시 메시는 PSG 동료들의 성대한 환호를 받으면서 훈련장에 들어왔고, 이후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과 진한 포옹을 한 뒤 상패를 건네받았다.
아시안게임 우승이다 보니 박수 세례를 받았던 메시와 달리 '인디언밥'으로 환영식을 받은 이강인은 곧바로 훈련에 매진했다. 한 달 만에 다시 동료들과 만난 이강인은 패스 플레이와 런닝 훈련을 통해 조직력과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이강인의 훈련 영상을 본 팬들은 앞으로 이강인이 PSG 내에서 확실한 전력으로 자리를 잡기를 기원했다. 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로 입단하자마자 부상이 2번이나 발생하면서 새로운 팀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시즌 RCD마요르카 소속으로 스페인 라리가에서 맹활약하면서 2023/24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1 챔피언 PSG로 이적했다. PSG는 마요르카에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3억원)를 지불하면서 이강인과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PSG는 프랑스 리그1 최고의 클럽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 시즌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계적인 팀이기에, 이강인의 PSG 이적 소식은 한국 축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받으며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새로운 클럽에 합류한 이후 가볍지만 부상을 2번이나 입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먼저 7월에 프리시즌 친선전 중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에 무리가 왔고, 8월 22일엔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입었다.
부상만 2차례 입으면서 컨디션과 출전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이강인은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지난달 21일 황선홍호에 합류해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하면서 현재까지 PSG 소속으로 3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다행히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복무 문제도 해결됐을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이전보다 출전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장 이강인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튀니지전, 베트남전 등 2연전에서 맹활약하면서 클린스만호의 2경기 연속 대승을 이끌었다.
먼저 이강인은 지난 13일 북아프리카 강호 튀니지전에서 후반전에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골을 터트리며 4-0 대승에 일조했다.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코너킥으로 김민재 헤더 득점을 도우면서 도움도 하나 기록할 뻔했지만, 상대의 자책골인 것으로 확인돼 도움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튀니지전에 이어 이강인은 지난 17일 베트남전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전반 5분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헤더 선제골을 도우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후반전에 추가골까지 터트리면서 6-0 대승에 일조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10월 A매치 기간 동안 3골 1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이제 PSG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임할 준비를 마쳤다. PSG는 오는 22일 오전 0시에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RC스트라스부르와 2023/24시즌 리그1 9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또 스트라스부르와의 리그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26일에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밀란과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F조 3라운드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밀란전은 PSG가 16강 진출을 원한다면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이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PSG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4로 참패했다.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정이 주중에 예약돼 있고 주축 선수들 대두분 10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해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엔리케 감독이 주말 스트라스부르전에 일부 포지션에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은 높다.
이강인 역시 10월 A매치 2경기 모두 뛰고 돌아왔으나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기에 스트라스부르전에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일부 팬들도 최근 이강인이 복귀했다는 소식에 댓글을 통해 "이강인이 우스만 뎀벨레를 벤치에 앉히도록 돌아오길 정말 기다렸다"라며 프랑스 윙어 뎀벨레가 나서는 우측 윙어 자리에 이강인이 대신 뛰길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대표팀에서 연달아 보여준 맹활약으로 인해 PSG로 금의환향한 이강인이 오는 22일 스트라스부르전부터 곧바로 선발 기회를 잡으며 소속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PSG SNS, 엑스포츠뉴스DB, 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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