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 교육계를 바꾸는 ‘작지만 큰 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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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개월간 우리 사회에선 소위 '교권 추락'이라는 이슈가 화두였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불거진 해당 이슈는 교사라는 직업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 만난 교사들은 '작지만 큰 노력'도 위로와 힘이 되고 진정으로 교육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에 있는 교사들이 국회 앞에 모여 교권 및 교사의 마음 회복을 소망하며 기도를 드리거나, 한 실내 공간에 자리를 잡고 기도를 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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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개월간 우리 사회에선 소위 ‘교권 추락’이라는 이슈가 화두였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불거진 해당 이슈는 교사라는 직업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과거엔 교사라고 하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권위 있고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교사의 말과 행동에는 무게감이 느껴졌고, 우리 부모들도 교사를 먼저 대접하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오늘날 보여지는 교사의 모습은 완전 딴판이다. 전세가 역전돼 학부모들이 교사를 대접하기는커녕 홀대하거나 막 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학생들도 교사를 무시하기 일쑤다. 교사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소위 ‘극한직업’으로 분류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나름 올바른 교육의 꿈을 안고 교사의 길로 들어섰을 수많은 교사들에게 이와 같은 불행한 현실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그래서 서이초 교사 등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가 불거진 후 교육계 곳곳에서 교권 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분출했다. 대표적으로 법·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노력들이 잇따랐다. 수많은 교사들은 대규모로 펼쳐진 각종 시위 현장에 자발적으로 나와 ‘교권보호 4법’ ‘아동학대 관련법’ 입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들의 불발로 유명을 달리한 교사들의 죽음을 헛되이해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행히 성과가 있었다.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권보호 4법이 통과됐다.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에 만난 교사들은 ‘작지만 큰 노력’도 위로와 힘이 되고 진정으로 교육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것은 바로 교사 개개인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앞에서 말을 꺼내지 못하고 뒤로 어려움을 삼키고 있던 수많은 교사들에게 또 다른 교사들이 먼저 다가가 고충을 들어주고 격려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기독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행한 ‘10·5·3·2’ 운동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운동은 각 교사들이 10명 이상 교사에게 안부를 묻고 5명 이상 교사의 손을 잡아주고 3명 이상 교사에게 직접 찾아가고 2명 이상 교사와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운동에 참여한 한 교사는 “법 제도적인 측면을 완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쓰러져 있는 교사들을 찾아 돕지 않으면 또 언제 교사들에게 비극이 닥칠지 모른다는 문제의식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지에 공감해 현재 많은 교사들이 동참하고 있고 다른 교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내는 등 진정한 교육 공동체를 형성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계를 바꾸는 작지만 큰 노력은 더 있다. 교사들을 위한 다양한 기도회다. 전국에 있는 교사들이 국회 앞에 모여 교권 및 교사의 마음 회복을 소망하며 기도를 드리거나, 한 실내 공간에 자리를 잡고 기도를 드린 것이다. 여기에는 신앙이 있는 교사들은 물론 신앙이 없는 교사들까지 참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앙이 없음에도 모처럼 한 공간에서 동료 교사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나아가 주변에 소홀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진정어린 마음으로 주변을 신경쓰고 챙길 것이라고 다짐한다.
큰 변화는 작은 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물줄기가 한데 모여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분명 교육계에도 이전과는 다른 긍정적인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교육 회복과 선진화의 열매가 맺어지길 소망해본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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