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발생률 1위 한국…가장 큰 위험 요인 '짠 음식' 아니었다
위암 발생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 한국인들이 위암에 잘 걸리는 이유로 '신체 활동 부족'이 가장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시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평소에 위암 위험 요인을 잘 관리하지 않고, 이게 결국 저조한 위암 검진으로 이어져 위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위험 요인에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 등이 6가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위험 요인들을 잘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 연구팀이 암검진수검행태조사(2019)에 참여한 40~74세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 중 '신체 활동 부족'이 남녀 모두에게서 위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체활동 부족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주당 최소 75분 동안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로 정의됐는데, 전체의 61.5%가 이에 해당했다. 다음 위험 요인으로는 남성이 흡연(52.2%), 여성이 짠 음식 섭취(28.5%)였다.
조사 대상자 중 상당수는 여러 개의 위암 위험 요인을 함께 갖고 있었다.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의 조합은 남성의 경우 '흡연+신체활동 부족'(13.6%),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였다.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 '신체활동 부족+비만'(8.1%) 순이었다.
문제는 위암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내시경 등의 위암 검진을 잘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위암 위험 요인을 3개 이상 가지고 있는 남성이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남성에 비해 검진받을 확률이 65%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의 경우 68%까지 떨어졌다.
최 교수는 "나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암 위험과 관련해서도 종종 자신을 덜 돌보거나 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위암 발병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율을 높이려면 개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선별 검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년마다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진을 받을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을 81%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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