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 이후] 측면에 배치되면 경기력 폭발하는 이강인, 포지션 찾았나

윤효용 기자 2023. 10.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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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이강인의 최적의 위치는 역시 측면이었다.

이강인은 튀니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한 멀티골을 터뜨렸고, 베트남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대표팀 합류 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렇기에 명확한 시스템보다 기량을 중시하는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이강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측면이 더욱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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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가운데). 서형권 기자
이강인(가운데). 서형권 기자
이강인.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이강인의 최적의 위치는 역시 측면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월 13일과 17일 서울과 수원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 2연전에서 튀니지와 베트남을 연이어 대파했다. 1차전에서 튀니지를 4-0으로 제압한 뒤 '약체' 베트남을 상대로는 6-0이라는 큰 점수차로 승리하며 선수단 '체급 차이'를 보여줬다. 


이번 소집에서 가장 두드러진 건 이강인의 활약이었다. 이강인은 튀니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한 멀티골을 터뜨렸고, 베트남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대표팀 합류 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전 소집에서도 이강인의 활약이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한때 활용이 까다로운 선수였다. 타고난 볼 센스와 킥력으로 미드필더 전 지역부터 공격수까지 가능한 자원이지만 팀 스타일과 선수 구성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진다. 또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의 이해도도 이강인의 플레이에 영향을 끼친다. 이강인 자신의 포지션 소화 능력이나 수비력은 과거에 비해 매우 향상돼 이젠 문제가 없지만, 자신에게 전권을 주지 않는 팀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10월 클린스만호에서 이강인의 개인 능력은 극대화됏다. 중앙보다 측면이 최적의 포지션이라는 게 이번 소집에서 확인됐다. 이강인 자신의 소감이다. 튀니지전 초반 중앙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몇 번을 탈압박을 제외하고는 영향력이 적었는데, 이재성과 스위칭 후 오른쪽으로 이동한 뒤에는 이강인의 온더볼 능력이 살아났다. 이강인이 측면에서 흔들자 한국의 공격도 풀리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재성이형과 바꾸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바꿨는데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측면이 더 나았다고 인정했다.


베트남전에서는 처음부터 오른쪽 측면에서 뛰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온 뒤 한 번에 전방으로 찌르는 패스들이 눈에 띄었다. 동료들도 이강인의 패스를 믿고 자신감 있게 전방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이날 1골 1도움을 비롯해 무려 8개의 키패스를 성공시키며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가 베트남이었지만 대표팀에서 이정도로 개인 능력을 보여준 선수는 드물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명확한 패턴 플레이나 공격 시퀀스보다는 공격 숫자를 많이 두고 선수들의 개인 판단과 기량을 믿는다. 중앙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라가는 축구를 하려면 세부적인 시스템이 필요한데, 클린스만호는 그렇지 않다. 공 소유 시간이 긴 이강인이 중앙에서 뛰는 게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반면 측면은 선수 개인이 풀어갈 수 있는 위치다. 그렇기에 명확한 시스템보다 기량을 중시하는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이강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측면이 더욱 적합하다.


이강인 중심으로 만든 공격축구는 이번 소집에서 잘 작동했다. 다만 이강인의 부재시 대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번 소집에서 실험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탐구해야 할 과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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