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세수 결손 놓고 책임 공방…"부자 감세 때문" vs "경제 어려워서"
20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역대급 세수 결손 사태의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측치보다 59조1000억원 줄어든 341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야당에선 무리한 부자 감세 등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세수 예측 전문성 부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채무가 늘어 재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화살을 돌렸다.
野 “법인세 감세로 25조 펑크”…추 “경제 어려웠기 때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정부의 법인세 인하를 세수 결손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의원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작년 법인세 인하 논의 당시에 세수 결손 가능성 지적에 세수가 줄지 않을 거라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세수 감소가 결국 일어났다”라며 “올해 59조1000억원의 세수 펑크에서 법인세 펑크는 25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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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문 정부 포퓰리즘으로 채무 늘어…세법 개정은 여야 합의”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 채무가 늘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복지 제도, 실업 급여를 늘리고 이런저런 사업을 확대하는 등 앞으로도 국가 재정에 주름을 지게 할 제도적인 개편을 했기 때문에 국가 채무가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야당에서 ‘부자 감세’ 지적이 이어지자 “종합부동산세·법인세·주식양도세 감세를 담은 세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는데 민주당에서 초부자 감세 주장이 나오니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추 “세수 예측 1승 1패”…“책임 물어 고발할 것”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의 세수 예측 전문성 부족을 질타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양 의원은 추 부총리를 향해 “세수 오차는 5%를 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최고 전문성을 갖춘 집단인 양 오만하게 굴던 기재부 수장으로서 부끄럽지 않냐”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정권 1년 반도 안 지났는데 작년에 53조원, 올해 59조원 오차가 났다”라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이에 “사실관계가 다르다. 작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세수 전망을 다시 했는데 그때는 결과적으로 정확히 맞았다”라며 “올해는 당초보다 여러 경제 상황 때문에 세수 전망이 틀렸다. 쉽게 말하면 (한 번은 맞고 한 번은 틀린) 1승 1패"라고 받아쳤다.
양 의원은 추 부총리가 대규모 세수 오차 사태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자 “그렇다면 이 사태를 야기한 실무책임자는 물론이고 (기재부) 장·차관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무소홀, 분식회계 등으로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 감사원에 특별감찰을 요청하고 수사 의뢰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고금리 장기간 지속될 수 있어”
이날 추 부총리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기는 등 매크로(거시경제)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홍성국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하며 “국제유가 상승 움직임이 심상치 않고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조금 더디다. 중동 사태의 확산, 확전 등이 굉장히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급격한 자금 이탈로 위기를 맞았던 새마을금고 혁신 방안은 연내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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