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용두사미 되던 독서의 기억, 이번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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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서 6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총 7명으로 구성된 독서 동아리는 그동안 '힘들고 어렵다, 혹은 두껍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책을 함께 읽기로 했다.
나의 독서 동아리 활동은 아내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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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우 기자]
▲ 사피엔스와 이기적 유전자 |
ⓒ 최승우 |
책을 읽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지만 때로는 긴 시간과 인내심 등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한 활동이다. 특히 내용이 어렵고 읽어야 할 분량이 많은 책은, 이걸 반드시 읽어내고 말겠다는 거창한 출발과는 달리 '중도 포기'라는 초라한 결과를 낳기 다반사이다.
우연한 기회에 제자가 운영하는 '벽돌 책 완독 모임'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총 7명으로 구성된 독서 동아리는 그동안 '힘들고 어렵다, 혹은 두껍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책을 함께 읽기로 했다.
'벽돌책 모임'에서 처음 선정한 책은 <사피엔스>였다. 각자 매주 한 챕터씩 읽고 수요일마다 단체 톡방에서 만나 각자 느낀 점과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 어느새 600쪽이 넘는 책을 완독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자칫 책장 속의 유물로 남을 뻔한 책이 우리의 손때 묻은 기억으로 남았다.
며칠 전에는 <이기적 유전자>를 완독했다. 회원 중 한 사람이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행복의 기원>도 생각났습니다"라며 또 다른 책을 소개한다. 그렇다보니 하나의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 연결되고 그렇게 앎은 더 깊고 넓어진다. 우리의 지적 세계는 과거에서 미래까지, 지구를 넘어 세상 밖 공간까지 시·공간을 넘나 든다.
혼자 어렵고 힘든 일이라면, 함께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오래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속담과 같이 어렵고 힘든 일에는 더불어 하는 동료가 필요하다. 자신과의 약속을 쉽게 허물어뜨리고 자기 합리화에 익숙한 나를 넘어 타인과의 약속, 책임감을 통해 혼자 읽기엔 어려운 책을 완독했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 우리는 모두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 총균쇠 |
ⓒ 최승우 |
나는 최근엔 독서 동아리 활동에 탄력을 받아 이와는 별개로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고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대한 부담보다도, 우리가 살았던 이 땅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으로 인해 뒷목이 뻐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다보면 목이 아파오기 때문이다.
예전에 나는 거의 책의 부피로만 읽을 책을 선택했고, 그래서 두꺼운 책은 독서 목록에서 아예 제외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책의 분량이 주는 부담감보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책장을 펼치게 됐으니, 이 모임 덕분에 내 독서 습관마저 바뀐 게 분명하다. 그동안 외면받아 내 책장의 유물과도 같이 남아있는 <21세기 자본론> <호모 데우스>도 빛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의 독서 동아리 활동은 아내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아내도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기로 했단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아내 또한 앎과 우정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찰스 W. 엘리엇 "책은 가장 조용하며 변함없는 벗이다. 책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가장 현명한 상담자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이다"라고 하였다. 그의 말처럼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뒷목 뻐근한', 앎의 세계가 더 단단해지는 경험을 해 보면 어떨까?
더불어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함께 할 친구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지. 약간의 시간과 고통을 기꺼이 감내한다면, 다정한 친구와 현명한 멘토를 만날 문은 곧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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