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 이후]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뼈대'는 탄탄한데…'살 붙일' 후보 자원 실험은 미진했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10월 A매치를 통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공언한 뼈대는 완성됐다. 다만 살을 더할 후보 자원에 대한 실험이 없었던 건 아쉽다.
클린스만호는 10월 치른 평가전 2번으로 상승세를 타는 데 성공했다. 13일 서울에서 열린 튀니지전은 4-0, 17일 수원에서 열린 베트남전은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2경기에서 다득점이 나온 건 물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2경기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을 비교했을 때 부상에서 복귀한 손흥민과 골키퍼 조현우를 제외하면 바뀐 선수가 없었다.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과 이번 A매치를 비교해도 부상이었던 황인범과 손흥민 대신 홍현석과 이강인이 투입됐다는 소소한 변화만 있었다.
같은 선발진으로 계속 경기한 만큼 조직력이 이전보다 단단해졌다. 이강인과 이재성이 '경기를 뛰다가 서로 논의해서 포지션을 바꿨다'고 말했을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아진 모습이었다. 전술적으로도 유사한 선발 명단을 가지고 튀니지전 4-2-3-1에서 베트남전 4-1-3-2로 변주를 줘 약팀을 상대로 쓸 극단적인 공격 축구를 실험하기도 했다.
10월 A매치를 통해 뼈대는 확실히 갖춰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제는 어떻게 지속성과 연속성을 갖고 팀을 꾸리는지가 중요하다. 뼈대가 되는 선수가 8명 정도 있다. 뼈대가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친선경기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비롯해 어떤 선수들이 뼈대로 선택됐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뼈대가 아닌 선수들의 현재 기량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평가전이었다. 튀니지와 베트남이 한국보다 우월한 상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튀니지가 29위로 한국(26위)과 비슷하고, 베트남은 95위로 확연히 낮다. 전력상으로도 유럽리그 소속이 절반가량 되는 한국에 비해 튀니지와 베트남은 부족함이 있다. 게다가 이번 2연전은 한국에서 치러져 홈 이점까지 있었다.
확실한 승리만큼이나 후보 자원 점검이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특히 베트남전은 월드컵 2차예선과 아시안컵을 위해서라도 전 포지션에 걸쳐 충분한 로테이션을 통해 비주전 선수들의 경기력을 짚어보는 편이 더 나았다. 튀니지전은 전반 0-0으로 팽팽한 흐름이었으므로 늦은 교체카드 사용에 당위성이 있었지만, 베트남전은 전반에만 2-0으로 앞섰고 경기력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와 공격에서도 이른 시간 교체가 나왔어야 했다.
베트남전 후반 수비진을 물갈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선택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과 경기에서 전반 설영우, 정승현, 김민재, 이기제 라인을 그대로 가동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로 수비진을 교체했다. 전자는 클린스만 감독 체제, 후자는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 체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수비 조합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굳이 한 번 더 볼 필요는 없는 구성이었다.
정작 확인했어야 할 김민재와 김주성이 괜찮은 조합인지, 김태환이나 김진수가 클린스만 감독 체제 수비진과 얼마나 융화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특히 설영우가 9월 강행군으로 지쳐있었고, 이기제가 경기력이 이전만큼 훌륭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풀백 실험은 선발 명단을 바꿔가며 확인했어야 할 사항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용우를 고집한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만일을 대비해 대표팀 명단을 꾸리면서 정우영 등을 추가할 수도 있었고, 실전에서 이순민 등을 임시변통으로 시험해볼 수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튀니지전 이후 "손준호의 부재가 상당히 아쉽다"고 말한 점을 미뤄 손준호가 클린스만 감독 구상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돌아올 것을 기약하기 힘든 처지다.
베트남전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을 풀타임 출장시킬 필요도 없었다. 선수 개개인의 부상 유무를 떠나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선민, 오현규 등 약팀을 상대로 선발될 수 있는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었다. 수비에서 교체카드 4장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상기한 핵심 공격수들이 없는 상황에서도 공격 전술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는지 보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지속성과 연속성을 강조했고, 실제로 대표팀 운영에 뼈대가 되는 선수들을 포지션마다 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진정한 지속성과 연속성은 핵심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A매치에서 후보 자원들을 실전에 투입해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팀을 뒤집어서 지속성을 깨는 게 아니라, 변수가 발생했을 때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풀의 확보가 필요한 경기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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