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없이 10분 일찍 도착한 이재명, 하품 논란 의식 마스크 착용…주2회 재판 본격화

김현경 2023. 10. 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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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성남FC불법 후원금 혐의 3차 공판 출석
사흘 만에 출석해 빈손으로 법정 입장,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단식 후 짚던 지팡이 없어
검찰, 백현동 사건 대장동·위례·성남 사건에 병합 심리 요청…이재명 변호인 "집중도 떨어져" 반대
정진상 측 "검찰 공소장 부정확…입맛에 맞는 진술만 체리피킹" 조목조목 반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와 성남FC불법 후원금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2회 재판이 본격화됐다. 이 대표는 사흘 전에도 같은 재판에 출석했는데, 성남시장 시절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일주일에 두 번 재판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20일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대장동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0시20분 법원 서관 입구에 검정색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이 대표는 단식 이후 지팡이를 짚고 다녔지만 이날은 빈손으로 법정에 걸어 들어갔다. 법원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이 "백현동과 위증교사 사건이 추가 기소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번에도 직접 의견을 밝힐 것인가", "재판 출석이 잦아 질텐데, 당무에 지장이 없을까"를 물었지만 일절 답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릴 때 마스크 쓰지 않았던 이 대표는 법원 내부에선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난 17일 공판에서 하품을 해 언론에 보도되자 이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공판에서 검찰 측이 서판교 터널 개설 사업을 언급하자, 한차례 하품한 뒤 검사를 쳐다보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대장동·위례·성남FC 사건에 대한 병합 심리를 요청했다. 검찰은 대장동과 백현동 사건의 피고인이 모두 동일하다는 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일어난 범행이라는 점, 범행 구조가 부동산 개발비리란 점을 이유로 들며 병합하면 실체 진실 발견이 용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위례·대장동·성남 FC 순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해당 준비만으로 허덕이고 있다"며 "범행 구조가 유사하다고 해도 동시 병행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현재 진행되는사건의 집중도를 떨어트린다"고 반대했다. 재판부는 향후 준비기일을 열어 추가 배당 사건에 대한 병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이 재판부에는 검찰이 이달 기소한 백현동 개발 비리, 위증교사 혐의 사건도 배당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측이 앞선 재판에 이은 진술을 이어 나갔다. 정 전 실장 측은 2시간 가까이 검찰의 공소 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공소장을 두고 부정확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이혼 소송 준비서면'에 비교하면서 "입맛에 맞는 진술만 체리피킹(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이 배임 혐의 근거로 주장하는 '전체 개발이익의 70%를 환수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공소장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부분을 진술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공사 사업 기여도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일률적으로 70%를 넘는다는 근거가 될수 없다"며 "지방채 발행이 안돼 공공개발을 포기한 상황이라 그시점 기준으로 평가하더라도 공사 사업 기여도가 과대 평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남시는 대장동 토지를 확보한 것도, 자금을 조달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큰짐이라고 할수 있는 1공단 공원화 비용 부담을 지고 있었다"며 "피고인들이 실제 보고받은 예상 개발 이익액 1300억원에 못미쳐던 점에 비춰, 1공단을 공원화하고 남은 개발이익의 70%를 줘야 한다면 사업에 참여할 금융기관과 시공사가 있겠는가 의심 하는게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비가 1조원이 넘는데 1400억원 중 30%인 300~400억원만 가져간다면 비용 대비 수익률이 30~40%밖에 안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점심시간 휴정 이후 이어진 오후 재판에서는 위례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내달 7·14·17·21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격주 금요일 다른 재판부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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